톰 크라우스 이적 조명

2022. 6. 18. 23:00Bundesliga

ⓒ Daniel Karmann/ dpa

 

 1990년 이후 처음으로 2. 분데스리가에서 시즌 개막을 맞은 지난해, FC 샬케 04는 긴 역사에도 몇 년째 분데스리가 복귀에 실패해 조금씩 축구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함부르거 SV(분데스리가 역대 순위표 4위; 헤르타 BSC와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또 한 번 승격이 좌절됐습니다), 1. FC 카이저슬라우턴(분데스리가 역대 순위표 11위; SG 디나모 드레스덴과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2. 분데스리가에 복귀했습니다), 1. FC 뉘른베르크(분데스리가 역대 순위표 14위), 하노버 96(분데스리가 역대 순위표 16위) 등을 보며, 강등된 이듬해에 곧바로 승격하지 못하면, 일 년이 이 년이 되고, 이 년이 삼 년이 돼, 점점 더 승격과 클럽 운영 따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그렇게 '즉시 승격'과 '추락한 자존심의 회복'을 다짐하며 디미트리오스 그라모지스 감독과 2021-22 시즌을 시작했지만, 그라모지스 감독은 끝내 시즌 완주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3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게 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25라운드까지 마친 가운데, 팀은 경기마다 일관성을 상실한 채 2. 분데스리가 6위로 처져,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듯했습니다. 루벤 슈뢰더 스포츠 디렉터는 이때, "그라모지스 감독은 우리 목표인 분데스리가로 승격이 지금 상황에 여전히 가능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습니다."라고 감독 경질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쾨닉스블라우엔의 뒷심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윽고 맞은 미하엘 뷔스켄스 감독 대행 체제(뷔스켄스 지도자 경력의 세 번째)에서 시즌 마지막 아홉 경기 중 여덟 경기에 승점 석 점을 쌓는 놀라운 반전을 만들어 내며, 막판에 힘이 떨어진 SV 다름슈타트 98와 FC 장크트 파울리, 1. FC 뉘른베르크 등을 모두 제치고, 당당히 2.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기간, 단 두 경기를 제외하고는 매번 실점했지만, 무려 25골을 폭격하는 막강한 화력으로 그를 극복했습니다. 저력을 발휘한 FC 샬케 04가 일 년 만에 분데스리가로 돌아오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레비어 더비도 오는 2022-23 시즌, 독일 최고 무대에서 다시 성사됩니다. 아직 여름은 뜨거워지지 않았지만, 어제, DFL이 분데스리가 전체 경기 일정을 공개한 뒤로, 조금씩 불꽃이 튀기 시작합니다.

 

ⓒ FC Schalke 04

 

 분데스리가 복귀에는 성공했지만, FC 샬케 04의 자금 사정은 여전히 좋지 못합니다. 지난 3월, 3,300만 유로가량 부채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일반에 공개했으나, 쾨닉스블라우엔은 아직 1억 8,350만 유로 규모의, 막대한 부채에 시달립니다. 클럽 재무 부서를 이끄는 크리스티나 륄하머스는 "손실 감소는 긍정적이지만, 우리는 다시 흑자를 내야 합니다. 우리는 부정적인 자기 자본을 갖고 있고, 우리의 유산 자산은 감염병 대유행의 시대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흑자 기록을 미친 듯이 어렵게 만듭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분데스리가에서 경쟁하여 살아남기 위해, 선수단 곳곳을 보강하는 한편, 아민 하릿(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 임대 계약을 마치고 복귀했습니다)이나 오잔 카바크(노리치 시티 FC와 임대 계약을 마치고 복귀했습니다)처럼 어느 정도 이적료 수입을 남겨주며 임금 부담까지 덜어줄 선수를 여기저기 홍보해, 뜻이 맞는 클럽을 찾아야 합니다. FC 샬케 04의 올여름 선수단 개편 작업에 있어, '채우기'보다 어쩌면 '덜어내기'가 더 중요함은 지극히 당연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팀을 강화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지난 시즌, 팀 수비 핵심으로 떠오른 이타쿠라 코의 완전 영입 권리 행사(600만 유로 규모)를 포기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완전히 이적한 로드리고 살라사르와 토마스 아우어얀, 마빈 피링어를 포함해) 벌써 열 명의 선수와 계약을 체결한 FC 샬케 04입니다. 새 감독 선임 절차도 일찌감치 마무리하여, (비록 대부분 축구광이 냉담하게 반응하지만) 연봉이 상대적으로 낮고, 대동하는 코치진의 숫자도 적은 프랑크 프라머(2년 계약)에게 지휘봉을 맡겼습니다. 헤르타 BSC에서 지난 이 년, 썩 좋은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한때 독일 대표팀 승선이 거론될 정도로 그 가진 기량을 인정받았던 알렉산더 슈볼로(일 년 임대 계약)를 비롯해, 플로랑 몰레(기본 이적료 50만 유로; 2025년 여름까지 계약), 토비아스 모어(이적료 100만 유로; 2025년 여름까지 계약) 등 여러 선수가 다양한 이적 형식을 빌려 파란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과거, 독일 18세 이하 대표팀에서 크라머 감독의 지도를 받은 톰 크라우스의 이름도 주목할 만합니다.

 

ⓒ FC Schalke 04

 

 RB 라이프치히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으로, 지난 두 시즌, 1. FC 뉘른베르크와 임대 계약을 맺고 2. 분데스리가를 누빈 톰 크라우스, 약관의 미드필더는 지난주에 FC 샬케 04와 (또 한 번) 일 년 임대 계약에 서명했습니다. 쾨닉스블라우엔은 선수의 영입을 위해 독일 축구 이단아 클럽에 50만 유로 임대료를 넘겼으며, 만일, 프랑크 크라머 감독과 팀이 다가오는 2022-23 시즌, 분데스리가 잔류의 목표를 달성한다면, 300만 유로 대가에 선수를 완전히 영입(2027년 여름까지 계약 예정)하는 의무 조항에도 합의했습니다. 이제 겔젠키르헨에서 등에 '6번'을 새기고 뛰는 크라우스는 뉘른베르크에서 2. 분데스리가 63경기에 출전, 다섯 골과 두 개 도움을 기록했습니다. 여름 이적 시장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기를 앞두고, FC 아우크스부르크와 1. FC 쾰른의 관심도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그가 이미 지난 시즌에도 분데스리가에서 경쟁한 그 두 클럽을 두고, FC 샬케 04와 계약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그에게 독일 18세 이하 대표팀 주장직을 맡겼던 은사, 크라머 감독의 존재입니다. 크라우스는 지난 이 년, 주로 로베르트 클라우스 감독의 442 다이아몬드 대형, 그 중원의 한 축을 맡았고, 유소년 무대에서 '잠재된 능력'으로 평가받은 여러 요소를 그의 경기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프로 무대에서 싸운 경력이 대단히 짧은데도 그보다 경험 많은 선수들과 부딪혀 쉽게 밀리지 않았습니다. 안토니오 디살보 감독이 지휘하는 독일 21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핵심으로 자리해, 팀이 UEFA 유러피언 U-21 챔피언십 진출을 확정한 헝가리와 예선 B조 아홉 번째 경기(4 대 0으로 승리), 파리데 알리두(다음 시즌부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활약합니다)의 도움을 받아 팀 세 번째 골을 터뜨렸습니다. 최근, 안톤 슈타흐(1. FSV 마인츠 05)와 비탈리 야넬트(브렌트퍼드 FC) 등 젊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등장한 독일 축구에 그들보다 세 살 어린 크라우스도 머지않아 그들을 따라잡을 기대주로 관심을 끕니다. FC 샬케 04와 분데스리가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보여 준다면, 그는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요하네스 가이스가 뒤쪽에, 리노 템펠만(내년 여름까지 SC 프라이부르크로부터 임대 이적)이 왼쪽에, 그리고 마츠 묄레르 달리가 위에 설 때, 1. FC 뉘른베르크의 다이아몬드형 중원에서 톰 크라우스는 오른쪽을 담당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능력이 눈에 띄었는데, 아주 기술적이거나 아주 창의적인 미드필더는 아니지만, 공중에서, 땅에서, 적극적으로 상대 선수를 괴롭히고, 위아래로 열심히 뛰어다니며 공 연결에 집중하는 선수로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로베르트 클라우스 감독의 팀은 지난 시즌, '역압박'의 빈번한 시도를 피하고 수비 대형을 정비했습니다. 각 11.11회(최저 10위), 6.3회(12위)로 2. 분데스리가(2020-21 시즌) 중하위권에 올랐던 '단위 수비 행위 대비 상대에게 허용한 패스 횟수(PPDA)'와 '상대 공격 시, 분당 경합, 태클 및 가로채기 횟수'는 2021-22 시즌, 각 12.62회(최저 16위), 5.7회(최하위)로 변화, 모두 최하위권에 떨어졌습니다. 90분당 67.76회, 2. 분데스리가 4위(2020-21 시즌)에 해당하던 전체 수비 경합 횟수도 90분당 57.46회, 17위로 곤두박질했습니다. 이렇듯, 팀의 수비에서 접근법이 제법 바뀌었지만, 크라우스의 경기 영향력이 직전 시즌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중앙선 밑에서, 특히, 442 두 줄 수비 대형의 오른쪽으로 빠져서 수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수비 경합 시 성공률이 2020-21 시즌의 53.8%에서 2021-22 시즌의 63.8%로 크게 뛰었습니다. 상대 진행 방향을 예측하는 눈은 경험을 쌓으며 조금 더 길러야 하지만, 선수를 한 번에 잡지 못하더라도, 빠르게 쫓아가 다리를 걺으로 정확하게 공만 긁어내는 수비를 곧잘 합니다. 수비 하는 모습만 놓고 보면, FC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그 위치 최고의 선수, 요주아 키미히를 연상케 할 때가 있습니다. 크라우스와 클럽에서 만나는 프랑크 크라머 신임 감독은 지난 시즌, DSC 아르미니아 빌레펠트에서 4231 대형 또는 433 대형을 자주 활용했는데, 중앙의 자리가 셋이라고 할 때, 경기의 무게 추가 공격보다는 수비에 옮겨 있는 크라우스는 그 반대의 로드리고 살라사르, 플로랑 몰레 등과 호흡을 맞출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FC 샬케 04에서 활약한, (출전 시간상) 주전급 수비형 미드필더로 분류할 만한 둘은 빅토르 파울손과 플로리안 플리크입니다. 2. 분데스리가에서 파울손은 28경기(21선발), 1,947분을, 플리크는 27경기(15선발), 1,398분을 소화했습니다. 디미트리오스 그라모지스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동안에는 그와 SV 다름슈타트 98에서도 손발을 맞췄던 파울손이 3322 대형의 역삼각형 중원, 아래쪽 꼭짓점으로 자주 경기에 나섰고, 시즌 막판, 미하엘 뷔스켄스 대행과 함께 팀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때는 442 대형의 중앙, 두 명으로 '주장' 대니 라차와 이타쿠라 코, 플리크가 주로 기용되고, 파울손이 대기 명단으로 밀렸습니다. 결국, 로드리고 살라사르(지난 시즌의 임대 계약 후 완전히 이적)와 플로랑 몰레, 도미니크 드렉슬러 등을 보유하고, 이동경 선수와 임대 계약도 반년 연장한 FC 샬케 04가 공격 재능이 뛰어난 이들과 함께하는 다른 선수에게 공격보다 수비에서 역할을 기대한다고 할 때, 톰 크라우스가 쾨닉스블라우엔의 중원 핵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라차, 플리크, 파울손보다 나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작년 여름, 1. FSV 마인츠 05로부터 자유 이적하여 친정으로 돌아온 라차는 지난 시즌 막판, 뷔스켄스 대행 체제에서 힘을 내 승격에 일조했지만, 다쳐서 자리를 비운 날이 너무 많습니다. 개막 라운드부터 상대 선수와 충돌해 무릎 인대를 다쳤고, 겨울에는 맹장 수술로 삼 주가량 이탈하기도 했습니다.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할 줄 알고, 압박을 분산해 주는 동료가 있을 때, 공간을 창출하는 등 그의 능력이 빛나지만, 아무래도 기동력이 떨어지고 언제 다칠지 모르는 라차를 홀로 믿고 가기에는 부담이 큽니다. 보 스벤손 감독과 디눌퓐퍼가 지난 2020-21 시즌 후반기, 놀라운 반등에 성공했을 때, 라차가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기존보다 반 칸 위에 배치돼, 3412 대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한편, 지난달 중순에 안토니오 디살보, 독일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에게 처음 부름을 받은 플리크는 아직 확실한 자기 강점을 보여 주지 못했습니다. 지난 시즌에 2. 분데스리가에서 1,260분 이상 뛴 수비형/중앙 미드필더를 줄 세울 때, 수비 기여도가 평균보다 낫지만, 상위 25% 경계에 있는 크라우스보다는 크게 뒤진 그입니다.

 

 

 톰 크라우스보다 수비에서 기여도가 앞서는 2. 분데스리가 내 몇 안 되는 수비형/중앙 미드필더 중 하나인 빅토르 파울손에게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없습니다. 대단히 고전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신체적인 능력이 강하여, 공중에서 경합에 엄청난 승률을 자랑하고, 뒤쪽에서 넓은 공간을 책임지며 때로 공격에 가담하기도 하지만, 팀의 공격권 유지 및 창출에는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뒤쪽에서 적재적소에 공을 보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디미트리오스 그라모지스 전 감독의 신임을 받았지만, 공격에서 부족한 파울손의 능력과 3322 대형에서 그를 보조해 줄, 그의 약점을 가려 줄 선수의 부재는 FC 샬케 04의 간격 유지와 유기적인 중앙에서 경기 운영을 방해하고 말았습니다. 가뜩이나 좋은 날과 안 좋은 날의 차이가 크고, 2. 분데스리가에서조차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꼽히지는 못하는 파울손이 압박의 강도가 매우 큰 분데스리가에서 주전으로 나선다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제 반대로, 크라우스는 파울손이 갖지 못한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지난 시즌까지 2. 분데스리가에서 모습을 본다면, 아직 확신을 심어주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 만합니다. 1. FC 뉘른베르크에서 공격의 줄기를 풀어주는 역할은 요하네스 가이스가 도맡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크라우스의 공격 진영 삼분의 일 지점으로 패스 숫자는 그러한 배경을 갖습니다. 주목할 점은, 공격 진영 삼분의 일 지점으로 패스 숫자가 가이스의 40%에 그쳤는데도, 90분당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내는 창의적인 패스("Smart pass")의 숫자는 크라우스(0.32회; 가이스는 0.19회)가 앞섰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잠시 언급한 요주아 키미히에 비할 바는 못 돼도, 크라우스가 FC 샬케 04의 중원, 동료들의 뒤에서 좌우로, 앞으로 공을 보내주는 선수로서 (사실상 홀로 그를 담당하고도 크라우스보다 완전 낫다고 보기 힘든) 파울손을 앞설 수 있다고 기대하는 지점입니다. 2022-23 시즌의 종료 시점에 쾨닉스블라우엔과 크라우스의 계약이 분데스리가 잔류/강등 싸움에 결정적인 하나의 사건으로 남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바스티안 바실리아디스(DSC 아르미니아 빌레펠트)처럼, 2. 분데스리가에서 매우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분데스리가에서 성공하지 못한 미드필더도 적지 않습니다. 크라우스는 과연, 분데스리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며 자신을 비교적 적은 대가에 포기한 RB 라이프치히 관계자들을 후회하게 만들지, 안토니오 디살보 감독의 팀을 넘어, 월드컵 전후에 한지 플리크 감독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선수에게는 무궁한 잠재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