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 profundis clamavi
TV 광고를 보다가 문득, 올해, 집 앞의 유로를 즐기고,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렸다는 사실을 새까맣게 잊을 정도로, 유독 잔인한 12월을, 겨울을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얼어붙은 태양의 차가움과 잔인함, 오래된 혼돈과도 같은 광막한 밤이야말로 제일 끔찍하며, 멍청한 잠에 빠질 수 있는 짐승의 팔자가 부러울 만큼 시간의 실타래가 더디 풀린다는 샤를 보들레르의 시구가 떠올랐습니다. 당황, 분노, 슬픔, 애도… 온갖 페이소스가 뒤섞인 2024년의 이 마지막 장을 시간이 얼른, 서둘러서 걷어 주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마음과 여러 차원의 변화 가운데 맞이하는 새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해마다 이즈음에 그러하듯, 당연하게, 다만, 예년보다 조금은 더 격렬하게 교차합니다. 보통 지식이라고 믿고 싶었던 너무도 많은 인식..
2024. 12. 31.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