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sch Hertha"

2023. 1. 23. 01:00#HaH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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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전, 존조 케니는 옆줄 바깥으로 맹렬히 공을 몰고, 후반전,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는 자기가 던진 공을 동료가 돌려주자, 그대로 옆줄 바깥으로 밀어냅니다. 물론, 새해에는 누구든지 경기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위축될 이유 없이, 기세 좋게 시작하려 하는데,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0도의 썩 쾌적하지도 않은 날씨에 떠나와서, 먼저 세 골을 허용해 버리면,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보훔에서 필리프 호프만의 개인 두 번째, 팀 세 번째 골이 들어간 직후의 헤르타 BSC는 더는 경기에 뛰고 싶은 의지가 전혀 없이, 빨리 집에 돌아가서 침대에 눕고 싶은 열한 명의 집단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돌아간 뒤에 마음 편히 잠을 청할 수나 있을지는 그다음 문제이지만. 상대가 페널티 구역에 계속해 접근하는데, 아무런 소통도 하지 않고, 심지어는 뛰지도 않고, 옆줄 바깥에서 힘없이 공을 던졌으며, 제대로 된 표적, 목적도 없이 공을 찼습니다. 잔드로 슈바르츠 감독이 세 명의 선수를 바꾼 뒤에야 분위기의 변화가 미미하게 감지되지만, 이미 잔디 위 선수들의 연결은 끊어진 지 오래입니다. 코치진의 표정이 단단히 굳기도 마찬가집니다. 경직된 분위기, 전략을 잃고 우르르 뛰어다니는 듯 보이는 선수들, 항상 약간의 불운. 베를린의 축구광들은 이러한 경기를 들어 "Typisch Hertha", 대단히 "전형적인" 헤르타 BSC의 한판이라고 삼사 년째 자조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경기를 봐야만 하는 위험성을 안고 매주 카우치에 앉는 자신들이야말로 한없이 불운하기만 하다고 말합니다. 슈바르츠 감독과 팀은 겨울 휴식기, "전반기에 우리가 제법 훌륭한 축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덜 따랐을 뿐입니다. 후반기에는 그와 다른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분명한 하나는 베를린의 노파가 보훔에서 이 정도 경기력으로 승점 단 한 점이라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도둑의 심보라는 손가락질에 달리 둘러댈 길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수아트 세르다의 만회하는 한 골이라도 터져서 3 대 1로 졌고, 이제 이는 완전히 지나간 일입니다. 이 악몽과도 같은 시작은 잊되, 끔찍한 기분만은 그대로 기억해,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체적인 강등의 위협에서 살아남는 데 유의미한 자극제로 삼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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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기에 분데스리가에서 다섯 번 경고받은 도디 루케바키오가 출전 정지 징계로 빠지고, 치데라 에주케가 지난 미국 전지훈련 중에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쳐서 쓰러진 가운데, 잔드로 슈바르츠 감독은 새해 첫 공식 경기, 4231 대형을 활용했습니다. 올리버 크리스튼슨에게 장갑을 끼웠고, 존조 케니와 아구스틴 로헬, 마크 올리버 켐프,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를 수비진 맨 뒤에 두었습니다. 지난해 마무리를 기분 좋게 완성한 뤼카 투자르, 이반 슈니치의 3선 조합을 신뢰했고, 마르코 리히터, 장폴 보에티우스, 데리 셰어한트(데뷔 첫 분데스리가 선발 출전)를 2선에, 윌프리드 캉가를 최전방, 공격 선봉에 세웠습니다. 며칠 전까지도 과연 슈바르츠 감독이 2선 가운데, 곧 캉가 바로 뒤에 누구를 세울지 주목하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장가를 비롯해, 수아트 세르다, 스테반 요베티치 등이 각자 자격 있는 선수로서 선택을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슈바르츠 감독은 장가를 선발로 내고, 세르다를 교체 대기 명단에 올렸는데, 요베티치는 보노비아-루어슈타디온 잔디를 밟지 못했습니다. 근육에 문제가 발생해, 슈바르츠 감독의 선택지에서 빠졌습니다. 올여름에 종료되는 그와 클럽의 계약은 그대로 끝날 수도, 연장될 수도 있지만, 자꾸만 요베티치가 '불완전한 몸 상태'를 이유로 결장하는 바람에 점점 더 그 미래는 미궁 속에 빠집니다. 아무쪼록 '완전한 회복'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자유 의지"로 거부하고, 이달 초, 플로리다로 날아가지 않았던 '주장' 마빈 플라텐하트는 대기석에 앉았습니다. 한편, 안방에서 "19경기 단위 후반기"의 문을 연 토마스 레치, VfL 보훔 감독은 그 선발 명단 구성에 있어, 433 대형을 빌렸습니다. 마누엘 리만이 장갑을 낀 팀은 새디 양코, 이반 오르데츠, 케벤 슐로터베크, 다닐루 소아리스가 최종 방어선을 구축했습니다. 앙토니 로지야와 케빈 슈퇴거, 필리프 푀어스터가 역삼각형으로 포진, 허리를 담당했고, 지몬 촐러와 크리스토퍼 안트비아제이가 양 날개에서 중앙 공격수, 필리프 호프만을 지원했습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 SC 프라이부르크에 적을 둔 채로 임대 이적해 온 슐로터베크가 곧장 선발 출전했지만, 올림피아코스 FC에서 온, 또 한 명의 지원군, 피에르 쿤데는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조별 단계 첫 번째 경기에 독일 대표팀을 울렸던 아사노 타쿠마 등과 교체 명단에 대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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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가 끝나고, 마르코 리히터는 "경기력의 개선 없이는 오는 주중 경기(VfL 볼프스부르크와 일전)에도 승점 획득은 절대 기대할 수 없습니다."라며, 헤르타 BSC가 이 패배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내용을 유심히 살필 때, 이길 수 없는 경기였음이 분명하지만, 사실, 베를린의 노파가 경기 초반, 전혀 다른 흐름으로 끌고 갈 기회도 있었습니다. 전반 11분경, 뤼카 투자르가 먼저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경기를 맡은 마틴 페터젠 주심은 득점 인정을 미루다가, 쾰른의 상황실에서 들어온 다니엘 슐라거, 영상 판독 담당 보조 심판의 견해를 전해 들은 뒤, 최종 '무효'를 선언했습니다. 투자르가 찬 공이 골문 구석에 꽂히기 전, 장폴 보에티우스가 페널티 구역 안의 동료를 찾을 때, 그가 찬 공이 이미 끝줄을 벗어났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원칙상, 이대로는 판정이 완전히 성립할 수 없습니다. 장가가 처음에 감아올린 공은 문전 동료를 찾지 못한 채 흘렀고, 새디 양코의 발밑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양코와 데리 셰어한트가 어깨싸움하고, 셰어한트가 그의 끈질김으로 다시 공을 빼내서 오른쪽으로 보내, 장가, 리히터의 발을 거쳐, 투자르의 (무효로 처리된) 시도로 끝나는 단위를 완성합니다. 장가가 찬 공을 양코가 '소유'했다면, 그 공이 끝줄을 벗어났든 벗어나지 않았든 헤르타 BSC의 해당 공격 단위는 '종료'됐습니다. 셰어한트부터 '출발'한 단위가 (이전 단위를 연장하지 않고) '그다음 단위', '새로운 단위'가 됩니다. 따라서, 영상 판독의 힘을 빌린다면, 쟁점은 '장가가 처음에 찬 공이 끝줄을 벗어났는지'에 그치지 말고, '셰어한트가 공을 소유하기 전, 양코가 그를 완전히 자기 소유로 만들었는지'까지가 돼야 했습니다. 페터젠 주심은 경기가 끝나고, 판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자, 자신은 슐라거 심판이 영상으로 제대로 확인했으리라고 믿는다면서도 공이 양코의 통제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장, 자기 판정이 옳았다고 생각함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양코가 흐르는 공을 보고 몸의 방향을 바꾸어, 그를 잡고 앞으로 달리려 한 점이나, 셰어한트가 공을 빼앗기 전, 양코가 먼저 공을 발로 건드린 점(심판진은 이때 셰어한트의 도전이 명백했기에, 이를 '통제하며' 만졌다고 보지 않습니다) 등을 미루어 볼 때, 한동안 페터젠 주심과 슐라거 심판을 향한 '이야기'가 꺼지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영상 판독에 쓰인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압박하는데, 현실성은 의문입니다. 한편, 선수로 뛰던 때, FC 바이에른 뮌헨과 리버풀 FC 등지에서 활동한 디트마어 하만, 현 Sky 전문 위원은 투자르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은 페터젠 주심의 최종 판정이 잘못됐다고 분노하며, "양코가 그보다 더 완벽하게 공을 소유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결정이 내게는 '재앙적인 실수'로 다가옵니다. 영상 판독실에서는 어떻게 공 소유권이 넘어가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었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잔드로 슈바르츠 감독도 이 "오심"에 펄쩍 뛰었고, 프레디 보비치, 헤르타 BSC 운동 부서 전무이사도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단, 만일, 투자르의 골이 인정됐어도, 더 나은 경기력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결국, 헤르타 BSC는 패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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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셋째 주까지 분데스리가 개막 이후 일곱 경기에서 한 번 비기고 여섯 번을 져서, 승점 단 일 점 획득에 그쳤던 VfL 보훔은 토마스 레치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은 뒤, 다른 팀이 됐습니다. 시즌 내내 음수를 가리키던 기대 득점과 기대 실점의 차가 마침내 양수를 나타내는 날이 늘었습니다. 부임 직후, 대회 여덟 번의 경기에 꼭 절반을 이기고 나머지 절반을 진 레치 감독은 15위, 안전하게 잔류가 가능한 마지노선의 헤르타 BSC에 승점 꼭 일 점을 뒤진 분데스리가 17위로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휴식기"를 맞았습니다. 특히, 안방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1. FC 우니온 베를린,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내리 제압하며, 경쟁하는 팀들이 보노비아-루어슈타디온으로 떠나는 원정을 '부담스러운 일정'으로 인식하게 했습니다. 쉬는 동안, 일곱 번의 친선전에는 한 번도 못 이겼지만, 독일 프로축구 최고 무대의 공이 다시 구르기 시작하자, 지난 20년 동안, 그곳에서 딱 한 번밖에 이기지 못했던 베를린의 노파를 마침내 넘어, '안방 4연승'을 완성했습니다. 레치 감독은 이날, 크리스토퍼 안트비아제이와 다닐루 소아리스가 버틴 왼쪽 측면의 공격을 활성화했습니다. 경기 전체 공격의 46%를 왼쪽에서 쏟아냈습니다. 그의 선수들은 측면에서 측면으로, 앞으로 길게 공을 차 준 뒤, 그곳에서 공을 받는 선수가 개인 기술로 돌파하여 공간을 만들고, 그 끝에는 중앙 공격수를 향해 감아올리는 시도를 주로 했습니다. 왼발을 잘 쓰는 필리프 푀어스터가 옆줄 근처로 빠져서 공을 받고, 필리프 호프만을 찾는 장면이 많았고, 발이 빠르고 직선적인 돌파가 매력적인 안트비아제이도 좌우를 오가며, 물을 만난 듯 활개를 쳤습니다. 헤르타 BSC는 여느 경기처럼 맨 앞에서부터 모험적으로 수비선을 올리고 압박하기보다, 상대 공격 전개를 측면으로 밀어내는 데 집중했는데, VfL 보훔이 그 공략에 관한 확실한 계획을 짜 오는 바람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존조 케니나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 등, 측면 수비를 책임지는 선수가 공격에 가담했다가 팀이 공격권을 상실하면, 곧장 그 측면에서 역습을 얻어맞았기 때문에, 측면 지역에서 일차적인 지연까지 지원해야 했던 뤼카 투자르나 이반 슈니치의 가운데서 부담이 컸습니다.

 

 

 토마스 레치 감독이 부임한 VfL 보훔의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전방에서부터 압박할 때 그 수비 행동의 짜임새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점(이들은 FC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분데스리가 내 두 번째 높은 48%의 압박 효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입니다. 헤르타 BSC를 상대한 이날도 레치 감독은 그의 수비선을 밑으로 내리지 않고, 도전적으로 위에서부터 싸우게 했습니다. 공을 잃자마자 역압박하는 움직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핵심은 '상대 뒤쪽의 선수 하나하나를 일대일로 견제해, 공 잡은 선수가 쉽게 그 보낼 곳을 결정하지 못하게 방해하기'였습니다. 헤르타 BSC 중원의 정삼각형에 역삼각형으로 맞서면서, 뤼카 투자르는 필리프 푀어스터가 잡고, 이반 슈니치는 케빈 슈퇴거가 압박하며, 장폴 보에티우스는 앙토니 로지야가 따라다닐 수 있었습니다. 결국, 가운데 통로가 대개 철저히 봉쇄된 가운데, 베를린 노파의 뒤쪽에서는 윌프리드 캉가의 머리를 보고 길게 공을 차는 외에는 별다른 전진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와중에 존조 케니와 아구스틴 로헬 등이 오른쪽에서 각자 기술로써 상대 선수의 도전을 벗겨낼 능력이 부족했고, 슈니치도 공격적인 감각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였으며, 올리버 크리스튼슨 골키퍼도 공을 찰 때 자신감이 다소 떨어져 있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가 앞으로 길게 찰 때, 분데스리가에서 실수가 자주 발생하는데,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며 가까운 선택지를 하나둘 제거하니, 어려움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방에서 도전 이후, VfL 보훔의 그다음 중요한 과제는 '공중에서 다툼에 버텨 내기'였습니다. 이번 시즌, FC 아우크스부르크에 이어, 분데스리가에서 둘째 많은 '헤더 골'을 내준 그들이기에, 캉가의 압도적인 신체 능력, 공중 장악력은 유독 큰 걱정거리였습니다. 여기서는 두 명의 중앙 수비수, 이반 오르데츠와 케벤 슐로터베크의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레치 감독은 마치, 맨체스터 시티 FC를 상대한 브렌트퍼드 FC가 잔카와 이선 피녹 등, 신체 조건이 좋은 수비수들이 엘링 홀란을 양옆에서 집중적으로 견제하여 승리를 낚았을 때처럼, 오르데츠와 슐로터베크, 두 선수가 캉가를 시종일관 괴롭히게 했습니다. 이는 그야말로 '주효'했습니다. 오르데츠는 이날, 일곱 번 공중 경합에 여섯 번 이기면서 매우 단단한 모습을 보였고, 신장 189㎝ 수준의 '겨울 지원군' 슐로터베크도 세 번 중 두 번 이겼습니다. 전반전, 100%에 육박하는 경합 승률을 자랑한 오르데츠가 특히 빛났습니다. 비교를 위해, 캉가는 여섯 번 대결에 두 번 승리하는 데 그치며, 체면을 구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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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에 "두 번째로 잘하는 팀" 따위는 없었습니다. 헤르타 BSC는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는데, 케벤 슐로터베크에게 실점한 장면은 그가 플로리다, 미국에서 "비교도 안 될 만큼 덩치가 작은 팀"을 상대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상대 정지된 공에 관한 맞춤전술에 대응이 또 한 번, 분데스리가에서 취약한 먹잇감이 돼 돌아온 하나라는 점에서 뼈아팠습니다. 잔드로 슈바르츠 감독은 줄곧, 상대 코너킥에 대한 방어에 대인 방어 체계와 지역 방어 체계를 혼합하나, 이 영역은 반복적으로 위험한 장면을 초래하는 팀의 큰 약점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슐로터베크가 VfL 보훔에서 첫 번째 경기에 곧바로 골을 넣은 바로 그 코너킥, 페널티 구역, 다시 그 안의 작은 상자 안에는 (공을 차는 필리프 푀어스터와 가까운 순서대로 윌프리드 캉가, 아구스틴 로헬, 뤼카 투자르, 마크 올리버 켐프 등) 무려 네 명의 헤르타 BSC 선수가 서 있었습니다. 그곳의 상대 선수는 둘. 이반 오르데츠가 로헬과 붙었고, 필리프 호프만이 투자르를 상대했습니다. 캉가와 로헬, 투자르 등, 셋이 비교적 가깝게 자리를 잡았고, 켐프가 몇 발짝 뒤에서 그곳을 파고드는 선수를 상대할 준비를 했습니다. 페널티 박스 안, 육 야드 박스 바깥의 '출발 구역', '잠재적 경합 지역'에는 홈 팀 선수 넷(푀어스터와 먼 순서대로 슐로터베크, 앙토니 로지야, 지몬 촐러, 크리스토퍼 안트비아제이)과 원정팀, 방어하는 팀의 선수 넷(역시 공이 올라오는 지점에서 먼 순서대로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 이반 슈니치, 존조 케니, 데리 셰어한트)이 섰습니다. 푀어스터가 공을 차자, '출발 구역'의 네 선수가 각자 임무를 수행합니다. 제일 멀리 있던 슐로터베크와 로지야는 곧장 육 야드 박스 안으로 달리고, 촐러와 안트비아제이는 마치 농구에서 커터(Cutter)를 위해 오프 볼 스크린(Off ball screen)을 서 주는 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일을 합니다. 촐러는 슐로터베크를 주시하던 미텔슈테트에게 혼란을 주고, 안트비아제이는 완벽하게 (로지야를 쫓는) 슈니치의 속도를 늦춥니다. 결국, 푀어스터가 찬 공이 육 야드 박스 안으로 들어왔을 때, 그곳에는 다시 VfL 보훔 선수 넷(오르데츠, 호프만, 달려오는 로지야와 슐로터베크)과 헤르타 BSC 선수 넷이 있지만, 공간을 영리하게 배분한 쪽은 홈 팀, 하나뿐입니다. 켐프가 자기 구역을 지키는 '여유 수비수'로 대기했지만, 로지야와 슐로터베크가 동시에 그를 향해 맹렬히 달려들 때, 켐프는 자기 앞으로 들어오는 로지야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슐로터베크는 '자유로운 상황'에 놓입니다. 사실상, 슐로터베크가 '손'을 쓰지만 않으면, 득점과 맞바꿀 상황이었고, 프라이부르크에서 올라온 선수는 그런 "멍청한 실수"를 범하지 않았습니다. 토마스 레치 감독의 팀이 잘 만들어 온 '약속'이기도 했지만, 로지야와 슐로터베크를 너무 쉽게 놓쳐 버린 '출발 구역'의 헤르타 BSC 수비수들에게도 제법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슈바르츠 감독과 그의 코치진이 이 실점 장면과 이전 실점 장면들을 비교 분석해서 하루빨리 개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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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코 리히터는 공을 받을 때 일단 자기 발아래 멈춰 세우는 버릇이 있는데, 이는 그를 때로 역습의 첨병으로 삼기에 적합하지 않은 후보로 만들곤 합니다. 이날도 많은 장면에 그랬습니다. 그는 지나치게 가운데로 좁히는 경우가 많았고, 그가 절반 공간에서 감아올리는 공이나, 그가 비운 오른쪽 측면의 넓은 공간에서 존조 케니가 차는 공의 정확도가 떨어져 버리니, 헤르타 BSC의 오른쪽 공격은 대개 껍데기만 있고, 실속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무언가에 불과했습니다. 오른쪽이 이렇게 묶이면, 반대편에서라도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도디 루케바키오와 치데라 에주케가 '동시에 없는' 헤르타 BSC는 오랫동안 그러지 못했습니다. 왼쪽에서는 데리 셰어한트가 새디 양코와 힘 싸움에 계속 밀리는 바람(앞서 설명한 '논란의 장면'을 제외하면)에 조금만 상대가 도전해도 쉽게 쓰러져 버리니, 공격권을 잃기까지 시간이 대부분 매우 짧았습니다. 분데스리가 경기에 생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셰어한트는 가뜩이나 잔디 환경에 낯선데, 마음은 급하니, 공을 잡으며, 자꾸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는 자기 경쟁력을 중앙선 위에서 전혀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장폴 보에티우스가 이리저리, 뤼카 투자르와 특히, 오른쪽 절반 공간을 파고들며 분전할 뿐, 팀 공격의 전략적인 접근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잔드로 슈바르츠 감독의 후반, 세 장의 교체 카드가 그나마 효과적이었던 이유는 그들의 경기가 앞선 '실패'와 조금씩 모습을 달리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미지안 마올리다는 비교적 활발하게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막힌 혈을 뚫은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효과를 본 한두 장면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잔디를 밟은 제시크 은간캄은 마누엘 리만의 선방에 막힌 헤더도 하나 보여 주었고, 수아트 세르다의 득점 장면에는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침착하게 공을 잡아두는 기술로 그가 위험 지역에서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공격수임도 증명했습니다. 세르다는 골도 넣었지만, 사실, 그가 교체 명단에 대기하는 동안, (역설적으로) 왜 그가 필요한지 계속 드러났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부재로 인해, 상대에게 강하게 압박당할 때, 뒤쪽, 가운데서 기술로 그를 무력화할 선수가 없었습니다. 이날, 같은 시각, SC 프라이부르크를 안방에서 무려 6 대 0으로 완파한 VfL 볼프스부르크와 경기, 그리고 1. FC 우니온 베를린과 재대결이 내주, 이어집니다. 모두가 헤르타 BSC가 승점을 획득하기 몹시 어려운 한 주가 되리라고 말하는 가운데, 슈바르츠 감독이 후반전에 교체 선수로 들어가서 존재감을 보인 선수들의 새로운 기용 방법을 같이 고민해, 그 비관적인 예상을 제대로 뒤엎어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베를린의 노파에는 지금 그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