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라 봄보네라" 구체화하는 새 경기장의 꿈

2022. 6. 13. 07:00#HaHoHe

ⓒ jgseins__jh

 

 헤르타 BSC가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꿈을 꾼 지는 오래입니다. 동과 서로 분단의 아픔을 겪은 독일, 그 가운데 동쪽에서도 다시 동과 서로 나뉘어 '섬'이 돼 버린 베를린. 클럽의 역사는 베를린의 역사와 보조를 맞추며 크고 작은 파도를 경험했고, 그렇게 헤르타 BSC는 (라스 빈트호스트의 표현대로) "낮게 매달린 열매"가 됐습니다. 런던의 아스널 FC, 첼시 FC, 토트넘 홋스퍼 FC, 마드리드의 레알 마드리드 CF, 아틀레티코 데 마드리드, 로마의 AS 로마와 SS 라치오, 프랑스의 파리 상제르망 FC 등과 달리, 베를린의 노파는 유럽 내 가장 부유한 국가의 심장에 자리하고도 "별 볼 일 없는" 클럽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돌프 히틀러 치하 나치 독일이 1936 베를린 올림픽을 위해 건설한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을 시로부터 임대하여 사용하지만, 독일 축구의 성지를 매주 가득 메우기에는 (그 독특한 축구 문화를 가진) 베를린에서 그 지지 기반이 유약합니다. 1. FC 우니온 베를린과 "베를린 더비" 등, 종종 만원 관중이 들어설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코로나 범유행으로 인한 타격을 입기 전인 지난 2018-19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헤르타 BSC를 응원하기 위해 걸음을 한 이는 경기당 47,197명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경기당 80,314명), FC 바이에른 뮌헨(경기당 75,865명), FC 샬케 04(경기당 60,650명), VfB 슈투트가르트(경기당 53,409명),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경기당 49,461명),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경기당 49,460명) 등에 이은 분데스리가 일곱째에 해당하지만, 무려 74,475석에 달하는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의 좌석 수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구장 수용 인원 대비 좌석 점유율: 분데스리가 꼴찌. 시에서 요구하는 임대료(재작년 기준으로 경기당 30만 유로; 코로나 범유행 이후, 슈타디온 GmbH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지점입니다.)는 나날이 올라가는데, 남아도는 빈자리로 인하여, 그 큰돈을 지급하고 사용하기에 "독일의 웸블리 스타디움"은 슈프레아테너에 지나친 부담입니다. 더군다나 연간 총수입이 분데스리가 하위권을 전전하는 만큼, 장부상 고정 지출로 남는 그 임대료 때문에라도 경기장 문제는 클럽이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당면한 과제입니다.

 

ⓒ City-Press

 

 베르너 게겐바우어 전 회장 등, 클럽 지도부가 이를 모를 리 만무했습니다. 1892년에 그 역사가 시작된 헤르타 BSC는 창단 125주년을 맞은 지난 2017년, 55,000석 규모의 새로운 안방 구장을 짓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때 정한 기한은 오는 2025년까지입니다. 게겐바우어 전 회장을 중심으로 헤르타 BSC GmbH & Co. KGaA 주식을 상장하자는 내부 의견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자본 확보에 나섰고, 미국의 거대 대안투자 회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결별하고 일 년 지난 2019년 여름, 마침내, 라스 빈트호스트, 테너 홀딩 B.V.와 '독일 축구 역사상 가장 큰 투자 거래'를 통해 손을 잡았습니다. 계속된 적자와 오랜 부채에 시달리지만, 착실히 자기 자본을 키웠고, 그렇게 2019-20년, 3,672만 유로가량이던 그 자기 자본은 그다음 회계연도에 1억 756만 유로까지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베를린시에도 헤르타 BSC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 임대료는 중요한 수입원이었다는 점입니다. 베를린은 재통일(1990년) 이전부터 상징성 등으로 지난 1991년, 독일연방공화국 수도로 확정됐지만, 단일 도시로 독일 내 최대 규모, 넘어서는 유럽 연합 내 최대 도시 규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심지어는 스포츠에서도 '독일의 중심'과 거리가 멉니다. 소위 '부가 집중된 도시'가 아니다 보니, 시의 재정은 심히 제한적입니다. 가뜩이나 시내 부동산이 급등하는 마당에, 연간 500만 유로 이상을 보장하는 고정 수입원을 쉽게 포기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클럽은 부지 제공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시 상원과 대화해야 했지만, 지난 오 년, 좀처럼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시에서도 몇 군데 후보지를 제시해 왔으나, 클럽과 베를린 축구광들의 요구로부터는 크게 동떨어졌습니다. 샬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베를린에 뿌리를 내린 클럽에 인근 브란덴부르크주로 옮기라는 다소 황당한 제안부터, 대중교통 연결이 필요한 라이니켄도르프의 첸트랄러 페스트플라츠, 지난 2020년 겨울에 폐항한 테겔 공항 대지 등이 물망에 올랐습니다. 결국은 하나같이 적합하지 않다는 최종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재작년부터는 코로나 범유행으로 소통의 창구가 줄어들어, 어려움이 배가 됐습니다. 클럽, 베를린의 축구광들, 베를린 상·하원, 각 대표 주체가 원탁에 둘러앉아 서로 의견을 내고 조율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지만, 코로나19 창궐로 단박에 무산됐습니다.

 

ⓒ Matthias Koch/ Imago Images

 

 

 베를린 올림픽 공원 내 마이펠트는 아돌프 히틀러 치하 나치 독일의 노동절 기념행사가 해마다 열리던 장소입니다. 헤르타 BSC는 이미 S-Bahn과 U-Bahn 등 최고의 교통 인프라를 갖춘 올림픽 공원 안에 머물기를 선호했습니다. 경기 당일, 베를린의 축구광들은 S-Bahn을 타고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 바로 아래 있는 역에 이를 수 있고, U2는 팡코에서부터 알렉산더플라츠, 포츠다머 플라츠, 초로기셔 가텐 등, 도시 교통의 요지를 차례로 통과하여 올림픽 공원 동편으로 승객을 실어 나릅니다. 반면, 일전에 거론된 첸트랄러 페스트플라츠 등지에는 필요한 대중교통을 연결하기가 2030년까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러 인자를 고려하여, 클럽은 마이펠트를 원했습니다. 독일 올림픽 체육 연맹 산하, 베를린 체육 연맹 관계자들도 뉘른베르크가 나치의 전당대회장으로 쓰이던 장소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자동차 경주장을 열었습니다.) 보라며, 마이펠트(구 체조 경기장)의 재탄생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들의 주장/논리는 '독일식 기억 장치'의 전통에도 나치의 유적을 울타리에 가둔 채 신비화해서는 안 된다던 울리히 말리(SPD) 전 뉘른베르크시장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에 베를린 정치권은 그곳이 기분 좋은 장소는 절대 아니지만, 그 또한 역사의 일부로 남겨 두어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겨울, 변화가 감지됩니다. 당시, 시 상원의 내무 및 스포츠 부서에 소속된 알렉산더 가이젤(SPD; 현 베를린 상원 도시 개발, 건축 및 주거 담당 의원) 의원이 오는 2030년을 목표로 설정, 테니스 코트를 짓는 등 올림픽 공원의 대대적인 정비 계획을 발표하면서입니다. 올림픽 공원 내 나치의 잔재가 가장 많이 남은 장소, 히틀러의 개인 야욕을 위한 장소로 남아 있던 마이펠트에도 변화의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마이펠트의 모든 풀줄기를 신성하다고 규정할 필요는 없습니다."라던 그 오랜 목소리에 정치권이 답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이젤 의원의 뒤를 이어, 베를린시 상원의 내무, 디지털화 및 스포츠 관련 업무를 맡은 이리스 슈프랑어(SPD) 의원은 마침내, "저는 헤르타 BSC가 새로운 경기장을 가져야 한다고 확신합니다."라고 선언했고, 라스 빈트호스트 등 클럽 관계자들과 만남 끝에, 현재 아마토이어슈타디온과 마이펠트 경계에 있는 린데네크에 새로운 경기장을 마련하는 프로젝트팀 구성(여름휴가 이후에 제출될 예정입니다.)을 공식화했습니다. 지난 2017년 3월부터 작년 9월까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 GmbH를 이끈 건축 전문가, 엥엘베르트 뤼트케 달드루프의 참여도 확실시됩니다. 그토록 지지부진하던 "새로운 경기장 건설의 꿈"이 인제야 빠르게 구체화합니다.

 

ⓒ Ralf Hirschberger/ dpa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습니다. 마이펠트를 쓰는 승마 클럽과 갈등이 이미 시작됐으며, 공사 기간, 소음 문제 해결이 필요하고, 린데네크도 역사적인 장소라, 사회적인 설득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현재 린데네크에는 70여 그루의 나무가 심겨 있기도 합니다. 상원의 확실한 지지를 얻었다는 점과 어쨌든 올림픽 공원 내 부지가 특정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지만,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오는 10월까지 헤르타 BSC 재무 부서를 감독하는 잉고 실러는 린데네크에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데 2억 5,000만 유로가량 자금이 드리라고 예측합니다. 라스 빈트호스트와 테너 홀딩 B.V.의 자금 조달이 있었고, 자기 자본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 실러 전무이사는 클럽이 앞으로 몇 년간 2. 분데스리가에서 경쟁한대도 자본 확보에는 크게 영향이 없으리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분데스리가에서 헤르타 BSC의 상황이 경기장 건설의 꿈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계획된 경기장 규모는 이전보다 축소됐습니다. 입석을 포함, 총 45,000의 관중을 수용하려 합니다. 언젠가 UEFA 주관의 유럽 클럽 대항전에 다시 도전한다면, (입석을 제외하고) 순수 36,500석이 준비됩니다. 클럽은 새로운 경기장을 지은 뒤에도 한 시즌에 세 경기 정도, '특별한 경기'는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치르는 가능성도 얼어두려고 합니다. 선정된 부지, 린데네크가 그리 넓지 않은 탓에, 클럽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에스타디오 알베르토 J. 아르만도, "라 봄보네라"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클루브 아틀레티코 보카 주니어스의 홈구장을 모델로 제시합니다. 라 봄보네라는 남아메리카의 파리, 힙한 예술 지구의 민가들에 둘러싸여 있어, 그 건축 과정에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경기장의 최대 관중 수용 기록은 57,000명을 웃돌지만, 실제 좌석 수는 (헤르타 BSC의 목표 숫자와 엇비슷한) 37,500여 석에 불과한데, 북쪽과 남쪽의 좁은 계단형 입석이 이곳을 더욱더 뜨거운 장소, 아르헨티나 축구 최대의 전쟁터로 탈바꿈시킵니다. 실러 전무이사가 우선, 린데네크의 면적이 경기장을 짓기에는 충분하다고 자신하는 가운데, 클럽과 시가 선보일 "베를린의 라 봄보네라", 가칭 "MyField"는 어떤 모습을 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