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느긋하게

2024. 11. 25. 17:40

 2024년도 어느덧, 달력 마지막 장을 향해 달립니다. 여느 때처럼 분주하고 고달팠지만, 또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을 지났다고 믿고 싶습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성적으로, 꾸준하게(부지런히), 그렇다고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지는 않고 여유를 찾으며(느긋하게) 마무리하고자 '다시' 다짐합니다. 목표가 뚜렷해야 올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의미 있게 소진할 듯하여, 몇 가지 구상을 공유합니다.


 최근, 헤르타 BSC 상임위원회 선거가 있었습니다. 클럽 미래에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었으므로 결과 정리가 필요합니다. 카이 베른슈타인이 타계한 뒤, 그 직무를 대리하던 파비안 드레셔가 예상대로,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11 프로인데>>와 그의 면담 내용을 옮겼습니다. 드레셔 회장을 도울 부회장은 아네 노스케입니다. 그는 클럽 역사상 첫 번째 여성 부회장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그와 연락할 창구를 찾아서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을 함께 묶어보려 합니다.

 한편, 선거 직전, 상임위원회 회장직에 도전했던 젊은 사업가, 슈테판 티모신의 이야기를 다루며 그에 대해 몇 가지 의혹을 제기하는 <<슈피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 번역을 요청하신 분들이 계시고, 역시 인지하고 있으나, 클럽 총회가 이미 파장한 뒤라, 고민해 보겠습니다.

 매주 경기를 챙겨서 보고, 개인적으로 기록해 두지만, 주중에 글을 쓸 여유가 다소 부족한 가운데, 2. 분데스리가 순위 싸움이 원체 치열하여, 일희일비하는 글이 될지 우려, 아끼는 중입니다. 애석하게도, 그만큼 헤르타 BSC의 경기 내용이 들쭉날쭉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은 다른 한편으로 뭇사람에게 재미를 줍니다. 50번째 시즌을 지나는 독일 프로축구 두 번째 대회의 대략적인 역사에 관해 일전에 글을 썼습니다. 예상보다도 많은 분께서 좋아해 주셨는데, 겨울 휴식기가 찾아오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아, 또 하나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이 년 전,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개최 이후 잊힌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실은 <<차이트>> 니코 호른 기자의 기사가 있습니다. 적절한 때, 번역하여 소개할 계획입니다.

 독일에서 신호등 연합이 깨지면서 당마다 선거 전략을 짜야 하는 시기가 이르게 찾아왔습니다. 이와 관련한 배경 설명, 주요 인사의 평론 따위를 글로 옮기려고 준비하던 차에, <<슈피겔>>과 앙겔라 메어클 전 총리가 만났고, 그 기사가 나왔습니다. 당장은 이 번역을 최우선으로 하려고 합니다.

 

 끝으로 카테고리 신설을 추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럴듯한 영화 시나리오 하나쯤은 머릿속에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자유 시간이 생기면, 영화 돌려보기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끄적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나누고 싶은 영화가 많은데, 깐느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션 베이커 감독의 신작, <아노라>로 출발해 보려 합니다. 초안을 이미 작성하여, 십중팔구, 제일 빠르게 글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주 수요일 정도를 예상합니다.

 내년부터는 매년, 못해도 서너 편의 영화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카테고리 이름은 정하지 못했습니다. 시차를 고려하여, 서울 시간, 차주 월요일 24시까지 감히, 이리저리 공모해 보겠습니다. 개인 소셜 미디어와 이메일, 블로그 방문록 모두 열려 있습니다. 선정되시는 분께는 무한한 감사 인사(...)와 소정의 선물 드릴 방법을 찾겠습니다. 도움을 구합니다.


 언제나처럼 욕심이 많습니다. 일에도, 공부에도. 다음 달 말, 1월 초에 또 큰 변화가 찾아올지 몰라, 불안한 마음도 들지만, 이런 때일수록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언젠가 한계에 부딪힌 뒤로는 매일 우선순위를 정하다 보니, 부끄럽지만, 전하고 싶은 말이 한가득이어도 모두 글로 담아내지 못합니다. 지난주에 한 살 더 먹었고, 그래도 아직 글 쓰는 일에 권태롭지 않다는 데 감사할 따름입니다. 매주 찾아오지는 못해도, 이야기 나눌 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