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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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베를린, 베를린: 로얄 벙커부터 언릴리즈드 베를린까지
슈투트가르트의 판타 피어와 디 압졸루테 베기너를 위시한 함부르크 음악가들이 인기리에 활동하며, 연일 "매진" 신화를 쓰던 세기말, 베를린의 힙합 음악 시장은 그 존재 자체는 분명했으나, 아직 극도로 "지하"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늦어도 2002년 12월을 전후로, 크로이츠베르크에서 자란 튀르키예 이민자 배경의 쿨 사바시(Kool Savas)가 독일에서 제일가는 힙합 음악가로 우뚝 서기까지는 그랬습니다. 2000년에 마쿠스 슈타이거가 설립한 레이블, 로얄 벙커(Royal Bunker)가 베를린 힙합 시장을 크게 일으켰고, 새천년에 접어들어, 약간의 공백이 있던 독일 랩 시장을 이 도시의 예술가들이 장악하도록 지원했습니다. 1991년, 슈투트가르트에서 베를린으로 올라온 슈타이거는 베를린 자유 대학교(Frei..
2024.09.06 -
프랑크푸르트암마인과 함부르크를 달군 독일 힙합의 90년대
19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독일어로 랩을 한다고 하는 래퍼가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 독일 힙합의 중심은 주로, 프랑크푸르트암마인과 함부르크에 있었습니다. Iz와 토네(Tone), DJ 피드백으로 구성된 프랑크푸르트암마인의 힙합 크루, 콘크레트 핀(Konkret Finn)이 1994년, 라는 곡을 발표하며, 독일어로 된 랩 배틀 시대를 열었습니다. 프랑크푸르터리시(Frankfurterisch =프랑크푸르트암마인 방언)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이 곡은 오늘날, 힙합 음악에 열광하는 어린 세대에 조금 뻣뻣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당시, 공개와 동시에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Iz와 토네에게 "강력한 프랑크푸르트암마인 배틀과 거리 랩의 아버지"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을 가져다주었..
2024.08.23 -
<Straight Outta HEIDELBERG>: "잼 시대"에서 "랩 시대"로
어제, 2024년 8월 8일은 1980년대 힙합의 상징이 된 그룹이자, 경찰의 폭력성을 다소 선정적인 가사로 비판하는 등, 거친 언어의 "갱스터 랩"으로 서부 해안을 휩쓴 N.W.A의 전설적인 이 세상에 나온 지 36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악명 높은 빈민 거주지, 콤프턴에서 이지-E의 루슬리즈 레코즈에 뭉친, 각자 개성 넘치는 구성원들의 이 위대한 팀은 바로 그 첫 번째 정규 앨범과 함께 정점에 이르지만, 이듬해, 계약 관련 문제로 갈등을 빚은 아이스 큐브가 탈퇴, 밖에서 그룹에 대해 날이 선 공격을 퍼부으며, 그 운명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1991년, 닥터 드레마저 이지-E와 매니저, 제리 헬러에게 불만을 품고 독자 활동(그가 슈그 나이트 등과 손잡고 차린 레이블이 데스 로우 레코즈입니다)..
2024.08.09 -
웨스트코스트힙합의 슈퍼볼 하프타임쇼 입성
열두 시간 뒤면, 전미 최고 스포츠 경기의 막이 오릅니다. 슈퍼볼 LVI, 제56회 슈퍼볼에 신시내티 벵골스와 로스앤젤레스 램스가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다툽니다. 불과 이 년 전, 전체 최하위에 그쳤던 벵골스. 약자의 직관적 인상을 아직 떨쳐내지 못했는데도, 올해는 AFC 챔피언십에서 패트릭 마홈스가 이끄는 캔자스시티 치프스까지 누르고, 창단 첫 슈퍼볼 우승을 위한 판을 완성해 만인을 놀라게 했습니다. 2020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 곧, 직전 시즌, 최하위에 그친 보상으로 받은 지명권으로 벵골스는 LSU 타이거즈(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의 쿼터백, 조 버로우를 지명했습니다. 버로우는 올해, 팀의 대반란을 이끌어 역대 최초로 "입단 이 년 만에 팀을 슈퍼볼에 진출시킨 전체 1순위 쿼터백..
2022.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