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6. 00:00ㆍ#HaHoHe
코로나19에 대한 당국의 방역 수칙을 엄격히 준수한 채, 토마스 헤리히의 계획과 주도로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 오스트쿠어베에서 개최된 헤르타 BSC의 2020년 10월 '대면' 총회와 상임위원회 선거 결과, 베르너 게겐바우어 회장이 조금은 힘겹게, 4선에 성공했습니다. 클럽 역사에서 그보다 긴 회장 임기를 지낸 인물은 1908년부터 1933년까지 활동한 SPD 출신의 "헌신적인 노조원", 빌헬름 베르니케(1882-1967)뿐입니다. 지난 2008년, 처음으로 헤르타 BSC 상임위원회 회장으로 선출됐던 게겐바우어는 이로써, "또 한 번의 4년 임기"를 맞게 됐습니다. 한편,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헤르타 BSC 홍보 부서와 매출 관리, 전략 기획, 기업 의사소통, 국제화 사업 등 전반을 이끌 신임 이사회 의장, 카스텐 슈미트도 이날, 총회에 등장해, 얼굴을 알렸습니다.
급증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를 보며, 베를린의 모두가 두려움에 떱니다. 당장, 헤르타 BSC의 안방 경기 입장권 판매조차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와중에, 베를린의 노파는, 화상으로 진행한 지난 5월 총회와는 달리, 상임위원회 선거를 겸해야만 했던 이번 10월 총회를 '꼭' 대면으로 개최해야 했습니다. 이미 상임위원회 선거를 한 차례 연기한 터라, 해를 넘길 수 없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고심 끝에 헤르타 BSC는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 오스트쿠어베에 앞뒤, 양옆으로 간격을 둔 자리를 마련해 '대면'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고, 회원들에게 가능하면, 총회에 참석하여,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겨낼 방법은 없었습니다. 이날, 대면 총회에 모인 인원은 고작 일천여 명뿐이었습니다. 38,000명을 넘는 클럽 전체 회원 숫자를 고려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규모입니다. 오전 11시, 약속된 시각에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는 총 1,039명이 입장했고, 그중 상임위원회 선거에 표를 던질 수 있는 '유권자'는 988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헤르타 BSC 상임위원회 선거 중 회장직에 도전한 이는 베르너 게겐바우어, 한 명뿐이었습니다. 따지자면, '현 회장'의 '단독 입후보'였던 셈입니다. 지금껏, 사 년마다 돌아오는 선거에 그는 매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왔습니다. 2008년 5월 23일, 그가 베른트 시프호르스트(2000년 9월부터 2008년 5월까지 활동)의 뒤를 이어, 처음으로, 헤르타 BSC 회장이 되었을 때, 게겐바우어는 회원 77.8%의 지지를 받았고, 2012년, 재선 당시에는 73.2%, 그리고 2016년, 3선 당시에는 83%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그가 "나 홀로 출마"에 나서자, '무난하게' 4선에 성공하리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점점 더 불안해져만 가는 (주로) 경기장 밖에서 상황과 그로부터 일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유권자 무리의 대면 총회 참석률, 그리고 이곳에서 "게겐바우어 회장의 시대"를 사실상 관통하고 있는 "미하엘 프레츠, 운동 부서 전무이사의 시대"에 이제는 종말을 고해야 할 때가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기상이 불안 요소로 꼽혔습니다. 게겐바우어 회장은 2000년대 후반, 클럽 권력을 잡은 뒤, 그 임기 12년 중 일곱 번이나 헤르타 BSC를 유럽 클럽 대항전에 올려놓은 디터 회네스와 대립각을 세워, 그를 이사회 의장직에서 축출한 뒤, 회네스에게 교육받은 "살아있는 클럽의 전설", 프레츠에게 그를 승계하게 했습니다. 도중에 미하엘 스치다트 등, 클럽 중견들 사이에서 프레츠 전무이사를 내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지만, 그럴 때마다, 게겐바우어 회장은 프레츠를 감쌌고, 그를 변함없이 신뢰했습니다. 하지만, 프레츠 전무이사가 클럽 운동 부서를 인수한 이래, 그 11년여 사이, 사령탑만 열세 번이 바뀌는(브루노 라바디아, 현 감독이 프레츠 전무이사의 열네 번째 감독입니다) 등, 혼란의 날이 잊을 만하면, 클럽을 찾아왔으며, 특히,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의 이기적인 줄행랑 이후로는 그를 '모셔 왔고', 그와 지난 1월, "광란의 이적 시장"을 주도한 프레츠 전무이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거셉니다. 결국, 오늘, 그 모든 우려가 한꺼번에 현실화하여 나타나, 게겐바우어 회장은 그의 경력 중 여태 제일 적은 찬성표를 받고, 가까스로, 체면을 지켰습니다. 542명이 그의 회장직 당선에 찬성했고, 421명이 반대했으며, 49명은 기권해 버렸습니다. 총 1,012표 가운데 무효표를 제외한 963표의 절반에 해당하는 481.5표를 '근소하게' 넘은, 그야말로 "아찔한 당선"이었습니다. 그의 네 번째 사 년 임기 중 프레츠 전무이사의 거취에도 앞으로 관심이 집중됩니다.
한편, 베르너 게겐바우어 회장을 향후 사 년간 보좌할 헤르타 BSC 부회장으로는 토어스텐 만스케가 선출되었습니다. 그는 미하엘 프레츠, 운동 부서 전무이사, 잉고 실러, 재무 부서 전무이사 등과 더불어, 게겐바우어 회장이 신뢰하는 그의 '심복' 중 하나로 꼽힙니다. 만스케 역시, 지난 2012년부터 클럽 부회장직을 맡고 있었으니, 이번이 그의 세 번째 사 년 임기가 됩니다. 선거를 앞두고, 그에게는 강력한 대항마가 있었습니다. 바로, 박물관학과 스포츠 역사를 연구하는 작가, 크리스티안 볼터입니다. 볼터는 지난 2016년, 클럽 역사의 시작점에 등장하는 기선, "헤르타"를 클럽 이름으로 매입하여, 베를린에서 다시 운항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서 유명해진 인물입니다. 1892년에 베를리너 푸스발 클럽 헤르타 1892를 그의 형제인 막스, 오토-빌리 로렌츠와 공동으로 설립한 프리츠 린트너가 엘베강 지류의 하플강을 유람하며 이용했던 "헤르타"라는 선박에서 착안해, 축구 클럽 이름을 지었다고 전합니다. 기선의 증기 기관이 파란색과 흰색,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클럽의 상징색도 거기서 채택(노란색은 나중에 빠졌지만)됐습니다. 1886년에 건조된 헤르타는 십 년여 전까지 브란덴부르크주에서 운항하다, 퇴역했습니다. 볼터가 과연, 그의 전공에 맞는 수와 함께, 기세등등하게 도전장을 내밀기는 했지만, 그가 자기 발목에 채운 치명적인 족쇄는 그가 독일을 위한 대안 선거 사무소에서 일하며, 이 년 전에는 대규모 난민 반대 성명서에 서명했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결과는 여기서도 게겐바우어 회장의 '공개 지지'를 받은 세법 전문 변호사의 승리였습니다. 투표에서 만스케가 566표를 얻었고, 볼터는 297표를 얻었으며, 93명이 기권했습니다.
사실, 토어스텐 만스케는 지난 금요일, 레기오날리가 노르도스트의 VSG 알트글리니케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는 그의 아들, 요하네스 만스케가 코로나19에 확진돼, (그 자신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고, 그 검사 결과에 따라, 오늘 대면 총회에는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했습니다. 요하네스를 비롯한 내부자 세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VSG 알트글리니케는 이번 주에 예정됐던 헤르타 BSC II와 경기 일정의 연기를 요청할 수밖에 없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중요한 날"에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된 만스케인데, 전술한 경쟁자의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그가 불참했어도 부회장직 당선에는 크게 무리가 없었으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회장과 부회장 선거에 이어, 상임위원회의 나머지 일곱 자리를 두고도 투표가 진행됐고, 유효한 표를 모두 검토할 동안, 성과 보고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미하엘 프레츠는 "힘겨웠던" 지난 시즌을 뒤로 하고, 올여름, 클럽이 아르네 프리드리히, 슈포트디렉터를 선임하고, "극도로 예외적인" 이적 시장 가운데, "책임감을 느끼고" 돈을 써서 세대교체 신호탄을 쐈다고 말했습니다. 프레츠 전무이사는 지금의 선수단에는 젊고 재능 있는 선수가 많다며, 현장에는 '인내'와 '신뢰'가 필요하고, 빠르게 하나의 몸통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지금 팀의 성적(DFB-포칼에서는 일 회전에 탈락했고, 분데스리가에서는 첫 경기에 4 대 1로 크게 이긴 뒤로 내리 네 경기를 졌습니다)은 만족스럽지 않고, 여기 만족해서도 안 되지만, 현장에서 분대와 함께하는 지도부와 선수단을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잉고 실러는 지난 시즌, 5,900만 유로의 재정 손실을 보고했습니다. 중계권료 6,560만 유로를 포함해, 전체 소득은 1억 2,220만 유로였고, 인건비 8,000만 유로를 포함하여, 전체 지출은 1억 8,120만 유로였습니다. 늘어난 투자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그 큰 음의 숫자를 설명했습니다. 총회 중에는 이야기되지 않았으나, 당장 전체 소득의 65.5% 정도가 인건비로 쓰이는데, 앞으로 소득이 줄어든다면, 그 비율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고, 그리되면, 금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므로,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편, 헤르타 BSC, 클럽의 고정 자산은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 2억 유로를 돌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클럽의 자기자본 또한, 1억 4,670만 유로까지, 네 배 넘게, 증가할 수 있었습니다. 실러 전무이사에 따르면, 클럽은 지금 지나는 계절에 계속해서 관중 없이 경기가 열린다고 가정할 때, 평균 1,000만 유로를 웃도는 매출 손실을 예상하나, 클럽 자금의 유동성(2020년 6월 30일 기준, 클럽 총부채는 1억 4,180만 유로입니다) 덕분에, 그와 같은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고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최근, "für Pauline(혈액암 투병 중인 어린 소녀, 파울리네의 공여자를 찾기 위한 운동)", "AHA(거리 두기와 보건 수칙 준수하기, 매일매일 마스크 쓰기를 강조)" 등, 공익 실현을 위한 특별 광고가 채우고 있는 유니폼 가슴의 공백(주요 후원사 계약)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최적의 협력사"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까운 미래, 몇 주 안에, 클럽이 새로운 후보를 찾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차 상임위원회 투표에는 총 951건의 유효표가 집계됐는데, 클럽 자체 규정에 따라, 그 절반에 해당하는 475.5표를 넘게 받은 후보자만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부터, 처음에는 상임위원회 전체 일곱 석 중 다섯의 주인만 가려졌습니다. 제일 많은 797표를 받은 파비안 드레셔와 "헤르타 BSC 복싱 부서 수장", 페어 모크슈튀머(788표), 아네 윙에어만(781표), 잉마 페링(497표), 노베르트 자우어(479표)가 우선, 참석해서 표를 행사한 회원들에게 선택받았습니다. 이 중 제일 많은 관심을 산 이는 역시, 선거 전부터 "유일한 여성 후보"로 알려졌던 윙에어만입니다. 헤르타 BSC 여자축구팀이 생기기를 바란다고 했던 그는 올 초, 마르코 부르츠바허(역설적으로, 어제까지 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한 부르츠바허는 이번 선거에 떨어졌습니다)의 권유로 상임위원회 선거에 출마를 결심했는데, 대외 홍보와 기업 의사소통 부서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며, 클럽 콘텐츠 제작 담당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안 그래도, 1. FFC 투비네 포츠담과 협력하며, 여자축구 무대 진출에도 시동을 건 헤르타 BSC가 앞으로 몇 년 안에 자체 여자축구팀을 창설할지는 베를린의 많은 축구 애호가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젊고 진보적인 후보로서 윙에어만이 매우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데 주목할 만한 이유입니다.
한편, 이어진 이차 투표에서는 738표가 제출됐고, 이를 근거로, 411표를 얻은 미하엘 오토가 마저 한 자리를 가져갔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이번에도, 기준인 369표를 넘기지 못했는데, 클럽 규약에는 이차 투표까지만 규정돼 있고, 이미, 베르너 게겐바우어 회장과 토어스텐 만스케 부회장, 그리고 일차와 이차 투표를 통해 선출된 여섯의 상임위원회 위원을 더해, 위원회 구성을 위한 "최소 인원" 조건이 충족되었기에, 여기서, 오늘 총회의 막을 내렸습니다. 앞서서 부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만스케에게 패한 크리스티안 볼터는 상임위원회 투표에도 끝내 떨어지고 말았고, 헤르타 BSC-슈타디온-GmbH의 전무이사로서 이번 상임위원회 선거에 출마한 클라우스 타이헤르트도 많은 표를 얻지는 못해,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앞으로 몇 년간, 이곳에서 중요한 결정들이 내려집니다.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집중력 있게, 주체적으로 과업을 처리해야 합니다."
베르너 게겐바우어 회장은 최근, <<키커>>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투자자의 회장"이 아닌, "헤르타 BSC의 회장"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라스 빈트호스트와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는 있지만, '어쨌든' 종장에 결정은 클럽에서 내린다고 했습니다. 빈트호스트, 테너 홀딩 B.V.와 협력은 그 시작부터 심하게 삐거덕거렸는데, "위르겐 클린스만 사태"로 한 차례, 거대한 폭발이 있었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잠시, 분위기가 잦아들기도 했으나, 여전히, 그는 "논란의 사업가"이며, 회원들 사이에 신뢰받는 인물이 아닙니다. 고로, 지금은 모든 일의 균형을 잡을 때라고 게겐바우어 회장은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몇 년간, 이곳에서 중요한 결정들이 내려질 텐데, 클럽은 모든 영역에서 집중력 있게, 주체적으로 과업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네 번째 사 년 임기를 얻는 데 성공한 그의 앞에 당면한 제일 중요한 과제는 다시, 새로운 안방 경기장 건설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코로나19로 관중 없이, 출입구를 모두 닫고 공을 차다 보니,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의 막대한 임대료가 새삼 수면 위로 떠올라, 클럽을 괴롭혔습니다. 게겐바우어 회장은 지금껏, 시 정치권을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헤르타 BSC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 임대료가 베를린시에는 그런대로 중요한 수입원이기도 한 데다, 부지 선정을 두고 서로 생각이 엇갈렸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과정에 실수가 있었다는 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앞으로는 그의 말대로, "집중력 있게", "주체적으로" 이 일이 처리돼야 합니다. 아울러, 빈트호스트와 관계 유지에는 계속해서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가 오래전부터 독일 내 유명한 "사기꾼"으로 낙인이 찍힌 인물이기도 하지만, 클럽에 가득한 야심을 현실로 만들려면, 이 어려운 시기에 자금이 필요하고, 당장 슈프레아테너의 제일 중요한 재정적 동반자는 결국, 빈트호스트입니다. 클럽 안팎에서 게겐바우어 회장의 능력을 의심하는 이가 늘어납니다. 가까스로 자리를 지켰으되, 다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몇 년이 그의 앞에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가시밭길을 헤쳐갈 자신이 없었다면, 그도 이 자리를 노리지 않았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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