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크스부르크의 안개 속에서 건져낸 승리

2020. 11. 8. 20:00#HaH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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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라바디아: 헤르타 BSC가 택한 현실과의 타협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시점이고, 상황이지만, 동시에, 조금 미덥지 않은 선임이라는 목소리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헤르타 BSC는 지난 9일, 알렉산더 누리 감독 대행과 마쿠스 펠트호프 수석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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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타 BSC가 마침내,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냈습니다. 아우크스부르크 WWK 아레나에 짙게 내려앉은 안갯속에서 90분 내내 상대를 압도하며,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한 달 넘게 이기지 못하던 팀이 무려 칠 주 만에 거두어들인 이 승점 석 점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며, 이제 막 시작된 2020-21년 한 해 농사의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11월 국가대항전 휴지기 이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안방에서 경기; 21일 밤)와 바이어 04 레버쿠젠(방문 경기; 29일 오후)을 연달아 상대하고, 1. FC 우니온 베를린과 자존심 대결(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 내달 4일 밤)까지 앞두었으니, 바로 이 대목에 자신감을 붙일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다르더이 팔의 둘째 아들, 다르더이 마르톤이 경기 종료 직전, 데드리크 보야타를 대신해 잔디를 밟으며 분데스리가 데뷔전에 나선 가운데, 브루노 라바디아는 이날 승리와 함께 분데스리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세 자릿수 승수를 쌓은 일곱 번째 인물로 역사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과거, 함부르거 SV와 1. FC 카이저슬라우턴, FC 바이에른 뮌헨, 1. FC 쾰른, SV 베르더 브레멘, DSC 아르미니아 빌레펠트 등지에서 축구화 끈을 조이며 126경기에 웃은 그는 지도자로 변신한 뒤, 바이어 04 레버쿠젠에서 14승, 함부르거 SV에서 총 26승("1기" 12승, "2기" 14승), VfB 슈투트가르트에서 36승, VfL 볼프스부르크에서 18승을 기록했습니다. 올 초,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대회 중지기 이후, 헤르타 BSC를 맡았고, 2019-20년에 남아 있던 아홉 경기에서 4승을 더했습니다. 이때까지 98승, 2020-21년 분데스리가 일곱 경기 만에 2승을 추가하여, 비로소 "감독 100승"을 달성했습니다. 지금껏 감독으로서 경력이 알게 모르게 저평가돼 온 라바디아가 이날 이루어 낸 업적은 이전에 유프 하인케스와 토마스 샤프, 펠릭스 마가트, 프리트헬름 풍켈, 빈프리트 셰퍼, 위르겐 뢰버 등, "굵직한 이름들"에만 허락되었던 영예입니다.

 

ⓒ FC Augsburg(li.) bzw. Hertha BSC(re.)

 

 FC 아우크스부르크의 하이코 헤어리히 감독은 안방에서 골키퍼부터 1442 대형을 썼습니다. 라파우 기키에비치가 장갑을 꼈고, 로베르트 크시슈토프 굼네와 제프리 하우엘레우, 펠릭스 우두오카이(그는 최근, 독일 국가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되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이아구가 최종 방어선에 늘어섰습니다. 토비아스 슈트로블과 카를로스 그루에소가 허리에서 그 앞을 보호할 때, 다니엘 칼리주리와 루벤 바르가스가 좌우 측면을 밟았고, 최전방에서는 안드레 한과 미하엘 그레고리치가 팀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복부근육의 문제를 털고 돌아온 플로리안 니더레히너가 교체 명단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허벅지를 다친 라파엘 프람베르거가 빠지면서, 굼네가 분데스리가 입성 후 첫 번째 선발 경기에 나섰습니다. 레흐 포즈난에서 이적해 온 그는 날개 공격수와 호흡으로 측면 공격 지원하기를 좋아하는 선수로, 다재다능한, 젊은 재능입니다. 셀틱 FC와 ACF 피오렌티나 등도 그를 원했습니다. 다만, 이 년 전, 의무 건강 검진 과정에 떨어져, 이적 시장 마감일,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계약이 무산됐을 만큼, (특히 무릎의) '건강'에는 의문부호가 붙어 있습니다.

 한편, 원정길에서 브루노 라바디아 감독은 명목상 (골키퍼부터) 14231 대형을 꺼내 들었습니다. VfL 볼프스부르크와 맞붙은 직전 경기와 비교하여, 선발 명단 두 자리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알렉산더 슈볼로가 여느 때처럼 골문을 지킨 방문객은 페테르 페카리크와 데드리크 보야타, 오마르 알데레테, 마빈 플라텐하트를 맨 뒤 수비선에 두었고, 니클라스 슈타크와 마테오 겐두지를 중원에 배치했습니다. 도디 루케바키오와 블라지미르 다리다, 마테우스 쿠냐가 공격 2선에 늘어섰으며, 최전방에는 존 코르도바가 출격했습니다. 뤼카 투자르가 무릎 문제로 빠지면서, 지난 경기 후반전, 교체 출전해 활발한 모습을 보인 겐두지가 선발 명단으로 승격했고, 근래 경기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지적이 우세한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 대신, 플라텐하트가 좌측면 수비를 책임졌습니다. 출전 정지 징계(5라운드, RB 라이프치히와 경기에 당한 경고 누적 퇴장에 따른)를 소화한 데요바이시오 제이파위크는 다시 교체 대기석에 앉았고, 허벅지 부상 끝, 갓 훈련에 복귀한 산티아고 아스카시바르는 일단, 결장했습니다.

 

명목상 골키퍼부터 14231 대형으로 경기에 나선 헤르타 BSC지만, 실질적으로는 도디 루케바키오가 중앙으로 움직이고, 블라지미르 다리다가 오른쪽으로 자주 빠질 때, 마테우스 쿠냐가 경기장 왼쪽과 가운데서 자유로이 활동하는 (골키퍼부터) 14222 형태로 공격에 나섰습니다.

 

 FC 아우크스부르크는 전반전, 수비 시, 전방에서부터 (골키퍼를 제외하고) 244 형태를 만들고 공간 노출을 최소화했습니다. 이들의 일차 압박 시작점이 전방에 있지 않았고, 경합 목표 지역도 중앙이 아니었기에, 브루노 라바디아의 팀은 아직 리듬을 찾지 못한, 경기 시작하고 대략 15분간, 앞으로 공을 잘 보내지 못하고, (하이코 헤어리히가 의도한 대로) 측면, 좁은 곳에 갇혀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길게 반대 측면으로 공을 보내줄 미드필더, 뤼카 투자르의 부재가 잠시나마, 그러나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헤르타 BSC가 이 난관을 헤쳐나간 비결은 기본적으로, 뒤에서 공격을 조립한 선수들의 이날, 비교적 괜찮았던 공 차는 감각과 뒤쪽에 세 명을 확보하는 다양한 규칙, 형태(미드필더들의 활발한 지원)에 있었습니다. 니클라스 슈타크가 데드리크 보야타, 오마르 알데레테 사이로 내려서면서 공을 만지거나, 우측면, 페테르 페카리크가 전진하지 않고 높이를 맞추거나(반대편에서 마빈 플라텐하트는 상대적으로 높이 올라섰으니, 비대칭적인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블라지미르 다리다 또는 마테오 겐두지가 알데레테 왼편, 보야타 오른편으로 떨어지면서 자리를 채워, 끊임없이 상대에 혼란을 주었습니다. 물론, 알렉산더 슈볼로도 자주 공을 만지며, 힘을 보탰습니다. 결국, FC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전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적극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했고, 슈프레아테너는 한결 수월하게, 간결하고 빠른 전개로 득점과 가까운 장면을 몇 차례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팀 공격이 90분 내내 '시원시원하게' 진행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도디 루케바키오는 후반 7분 무렵, 팀 두 번째 골을 작렬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공을 안정적으로 다루지 못했습니다. 자질구레한 실수가 많았습니다. 선발 데뷔에 나선 마테오 겐두지와 동료들의 호흡은 더 가다듬어야 합니다. 특히 전반전에 서로 잘 안 맞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마테우스 쿠냐는 조금 지쳐 있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받고, 직접 그를 몰아서 전진하는 그의 능력에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때로 과하게) 의존하고 있으니, 아무렇지 않다면, 그가 더 이상합니다. 전반전, 베를린 노파의 위협적인 슈팅은 사실, 대부분, 맞춤전술에서 나왔습니다. 쿠냐의 프리킥이 골대 위로 날아갔고(19'), 니클라스 슈타크(27')와 존 코르도바(34')는 각자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라파우 기키에비치를 시험했습니다.

 

살짝 지쳐 있었어도, 마테우스 쿠냐(li.)는 명불허전, 헤르타 BSC의 제일인이었습니다. [ⓒ City-Press]

 

 

 '그래도' 마테우스 쿠냐는 명불허전, 헤르타 BSC가 의지할 제일인이었습니다. 숫자상 (골키퍼부터) 14231 대형에 맞춰서 선발 명단을 작성한 브루노 라바디아 감독이지만, 실은 오른쪽의 도디 루케바키오가 중앙으로 좁혀, 존 코르도바의 짝처럼 뛰고, 블라지미르 다리다가 우측면으로 자주 빠질 때, 쿠냐에게 좌측면과 경기장 가운데서 상당한 자유도를 주어, 그가 바라는 대로, 공을 자주 만지고,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게 했습니다(그래서 실질적으로는 골키퍼부터 비대칭적인 14222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쿠냐는 (힘들어 보였지만) 폭주했습니다. 그의 발끝을 떠난 공이 세 차례, 동료의 슈팅으로 마무리됐고, 길게 찬 다섯 개 공 가운데 하나만 목적지를 정확하게 찾지 못했습니다. 측면에서 공을 감아올린 네 번의 시도 중에는 절반에 해당하는 두 번이 동료에게 전달됐습니다. 물론, 골도 넣었습니다. 최근, 베를린 올림픽 공원의 솅켄도르프플라츠, 헤르타 BSC 훈련장에서는 쿠냐와 크시슈토프 피옹테크 등 선수들이 팀 훈련을 마치고, 조르지뉴(첼시 FC), 브루누 프르난드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등의 "(사뿐히 걸어오다가 골키퍼와 눈치 싸움에 우위를 점하려고) 깡충 뛰는 페널티킥"을 놀이하듯 연습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반전 40분을 넘기고, 양 팀이 슬슬 중간 쉬는 시간 맞을 채비에 들어가던 시점, 이를 실전에 시험해 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존 코르도바가 상대 페널티 구역 안에서 펠릭스 우두오카이의 강한 태클에 넘어져, 다쳤습니다. 큰 고통을 호소한 코르도바는 치료를 위해 옆줄 밖으로 나왔다가, 결국,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경기에서 빠졌습니다. 페널티킥. 쿠냐가 자신의 새로운 기술을 시도, 라파우 기키에비치와 수싸움에 이기고 자신의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네 번째 골을 기록했습니다. 후반전에는 피옹테크의 골을 도우며 분데스리가 두 번째 도움도 올렸고, 심지어는 수비에도 열심히 도움을 주어, 두 차례, 최종 수비선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상대로부터 공을 빼내기도 했습니다. 이러나저러나, 가히 마르셀리뉴 파라이바의 향수를 풍기는 그는 헤르타 BSC의 "10번"입니다.

 

전반 40분경, FC 아우크스부르크가 앞서갈 '뻔'했습니다. 카를로스 그루에소가 중앙에서 압박을 이겨내며 미하엘 그레고리치를 찾았고, 그레고리치가 곧장, 헤르타 BSC 최종 수비선 뒤로 침투하던 안드레 한에게 공을 찔러주어, 한이 방문객의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레고리치가 공을 넘기기 전에 이미 한이 오마르 알데레테보다 '확연히' 몇 발짝 앞서 있었고, 영상 판독까지 거쳤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공격권이 없을 때 헤르타 BSC는 존 코르도바와 도디 루케바키오가 맨 앞에서 압박 기준선을 이끌고, 마테우스 쿠냐가 그 아래 위치한, 허리에 다이아몬드를 그리는 (전방서부터, 골키퍼를 제외하고) 244 형태에서 출발, 전방에서 압박을 시도했습니다. 중앙선 위에서 공 소유권을 잃으면, 좁은 공간에서부터 재빠르게 방어 태세를 갖췄습니다. 기본 규칙은 중앙에서 제프리 하우엘레우, 펠릭스 우두오카이, 토비아스 슈트로블, 카를로스 그루에소를 (대인 방어 원칙에 기초하여) 확실하게 묶고, 상대 공격을 측면으로 밀어낸 뒤, 그곳에서 로베르트 굼네, 이아구에게 강한 압박을 가해, 공격권을 빼앗기였습니다. 공을 회수할 수 있으면, 가장 좋았고, 그가 아니더라도, 영양가 없이 옆줄을 벗어나는 연결 실수를 유발하여 대열 재정비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경기장 오른쪽을 자주 활용한 FC 아우크스부르크가 이러한 견제를 뚫고 중앙선 부근까지 올라오면, 헤르타 BSC는 빠르게, 사실상 세 줄이 늘어선 (전방서부터, 골키퍼를 제외하고) 244 형태로 전환하여,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블라지미르 다리다가 오른쪽으로 나갔고, 쿠냐는 왼쪽으로 움직였습니다. 후반전, 점수판에서 걸음이 뒤떨어진 하이코 헤어리히 감독의 팀이 최전방 두 명의 공격수까지 바꾸고(후반 15분경, 안드레 한과 미하엘 그레고리치 대신, 알프레드 핀보가손과 플로리안 니더레히너가 들어왔습니다.) 이전보다 공격의 고삐를 바짝 당기자, 방문객은 역시, 무리한 압박 시도를 자제하고, 공간 지키기에 전념했습니다. 단, 지나치게 뒤로 물러나서 상대에게 완전히 흐름을 내주지는 않도록 경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데드리크 보야타와 오마르 알데레테는 물론, 니클라스 슈타크와 마테오 겐두지 등, 경기장 가운데 선 선수들이 특히 집중력을 유지하여, 위험한 장면을 거의 연출하지 않고, 격차를 더 벌릴 힘을 비축했습니다. 2020-21년 처음으로 "깨끗한 기록지"를 남겼으니, 알렉산더 슈볼로는 경기를 마치고 더할 나위 없다고 즐거워했습니다.

 

존 코르도바가 쓰러졌지만, "일 피스톨레로" 크시슈토프 피옹테크(re.)가 기상했습니다. [ⓒ City-Press]

 

 일찍 잔디 위를 벗어난 존 코르도바는 경기 종료를 앞두고 목발을 짚은 모습으로 대기석에 복귀했습니다. 정밀 검사 결과, 왼쪽 발목 인대가 손상돼, 당분간 깁스를 차고 목발 신세를 져야 하는 그입니다. 브루노 라바디아 감독이 그를 깊이 신뢰하는 상황에서 코르도바의 이탈은 분명, 큰 타격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위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법. 이날, 코르도바를 대신한 크시슈토프 피옹테크는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습니다. 전방에서 자신의 공격수가 힘으로 상대 수비와 싸워주기를 기대하는 라바디아 감독이 코르도바에게 점수를 더 주기도 했지만, 피옹테크 스스로 부진에서 탈출하지도 못하고(기술적인 결함보다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심리적 불안정의 영향이 커 보입니다.) 있었습니다. 결의에 찬 눈빛으로 부지런히 뛰어다닌 피옹테크(그는 후반 45분만 소화하고도 무려 6.09㎞를 밟았으니, 최전방 공격수로서는 엄청난 수준의 활동량을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는 때로 측면, 너른 공간으로 빠져서 공을 받았고, 적극적으로 골문을 보고 돌아섰습니다. 상대 최종 수비선을 순간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경기 시간 중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도디 루케바키오의 골이 피옹테크가 이르게 감아올린 공에서 만들어졌고, 피옹테크 자신도 후반 41분경, '결국' 상대 수비선을 부수고 들어가, 멋진 골을 넣었습니다. 새로운 일 년, 그의 첫 번째 득점입니다. 두어 차례, 여전히 자신이 없는지 슈팅을 망설이다가 적절한 때를 놓치기도 했고, '직접 해결'보다는 페널티 구역에서 동료에게 공을 넘기는 데 집중했으며, 자신에게 넘어오는 공을 처음에 붙잡아두는 과정에서 몇 번 실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 슈팅으로 한 번은 골대를 때리고, 또 한 번은 상대 골망을 흔들며, 공 소유권을 잃었을 때 앞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상대와 붙어주고, 공중에 공이 떴을 때 밑에서 부지런히 움직여 경합해 주며, 전체적인 자신감을 끌어올릴 나름의 전환점을 마련한 이날의 피옹테크입니다. 선수 자신을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일 피스톨레로(Il pistolero)"의 "쌍권총" 골 축하 공연이 더 자주 펼쳐져야 합니다.

 

마테오 겐두지가 선발 데뷔전에 나섰습니다. 아직 발전이 필요한 영역도 보이지만, 그런대로 합격점을 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 City-Press]

 

 헤르타 BSC는 지난여름 이적 시장 마감일에 아스널 FC, 미켈 아르테타 체제에서 설 자리를 잃은 마테오 겐두지를 임대 영입했습니다. 페르 셸브레드(루슨보르그 BK)의 귀향과 마르코 그루이치(리버풀 FC로 복귀했다가 FC 포르투로 재차 임대 이적했습니다.) 임대 계약 종료에 따른 중원 공백을 메우려는 조처였습니다. 일 주 전, 아우토슈타트에서 올라온 늑대 군단을 상대로 추가 시간까지 36분가량을 소화하며 첫선을 보인 겐두지는 이날,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주로 경기장 왼쪽 지역에서 움직인 그는 90분 동안 11.78㎞를 뛰면서 블라지미르 다리다(12.26㎞)와 니클라스 슈타크(11.81㎞), 페테르 페카리크(11.80㎞)에게 다음가는 활동량(양 팀 합쳐, 경기에 나선 서른두 명 중 넷째에 해당합니다.)을 기록했고, 적극적으로 상대와 싸워 주며, 두 차례, 중앙선 위에서 공을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앞을 보고 공을 보내며, 뒤쪽에서 길게 공을 차서 공격이 진행되는 방향을 바꿔 주는 뤼카 투자르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그보다 직선적인 공 배급으로 팀 승리에 이바지했고, 그가 선발 명단에서 대체한 투자르보다 나은 민첩성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다만, 아직 새로운 동료들과 발을 더 맞추기는 해야 합니다. 예컨대,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선 마빈 플라텐하트는 날카로운 왼발을 자랑하지만, 발이 느립니다. 그래서, 그에게 공을 줄 때는 공간, 주로에 밀어 주기보다 그의 발에 정확하게 붙여주는 편이 유리합니다. 전술적으로도, 특히 수비 시, 그에게 기대되는 움직임 숙지가 덜 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뒤를 받쳐줄 동료가 없을 때조차 무턱대고 앞으로 튀어 나갔다가, 상대가 요리할 공간을 열어 주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습니다. 의욕만 앞서서는 팀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방서부터 골키퍼를 제외하고 세 개 가로줄이 늘어서는 244 대형에서는 그와 같은 돌발 행동이 더 치명적이기도 합니다. 이날, FC 아우크스부르크가 그 균열을 효과적으로 "응징"하지 못했다는 점이 겐두지와 베를린의 노파로서는 다행스럽습니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습니다. 프랑스 출신, 어린 미드필더는 베를린에서 성숙하는 동시에, 선수로서 역량도 개발해야 합니다. 이만하면, 첫 단추는 잘 끼웠습니다.

 

ⓒ Imago Images

 

 경기 전부터 안개가 원체 짙게 꼈습니다. 이 주 전, 라이프치히에서부터 헤르타 BSC의 "AHA 외침(Abstand halten, auf Hygieneregel achten, Alltagsmasken tragen =거리두기, 보건 수칙 준수하기, 매일 마스크 착용하기)"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텅 비워진 관중석에 메아리치는 가운데, 어딘가 으스스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하지만, 해가 높이, 아주 길게 뜨는 여름철 몇 달을 제외하고는 맹렬한 추위, 우중충한 날씨를 피할 길이 없는 도시에 살아가는 베를린 사람들은 이렇게 낮게 깔린 안개에 익숙합니다. 중앙선 아래, 지키는 골대와 가까운 곳에서 알렉산더 슈볼로와 데드리크 보야타, 오마르 알데레테 등이 공중에 뜬 공에 대한 시야를 확보하려 애를 먹으면서도 높은 집중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다섯 경기째 이어진 "무승 행진(SV 베르더 브레멘과 개막전에 기분 좋게 이기고 내리 사 연패한 뒤, VfL 볼프스부르크와 비겼습니다.)"을 끊었으니, 지극히 "베를린 노파"에 어울리는 승리였다고 하겠습니다. 선수들은 어려운 기상 환경에서 좋은 경험을 했고, '이런 경기에서' 실점 없이 상대를 틀어막았다는 점에 더욱 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오랜만에 하나로 결속된 공동체가 거둔 승리의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와 같은 경기를 계속하기가 중요합니다. 어려운 일정이 기다리는데, 바이에른주에서 손실도 있었습니다. 존 코르도바가 다쳤고, 보야타도 후반전, 플로리안 니더레히너와 충돌한 뒤, 고통스러워했습니다. 때마침 찾아온 국가대항전 휴식기, 회복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브루노 라바디아는 그간, 가는 곳마다 충분한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강했으나, 새로운 시즌, 부진한 출발에 책임을 지고 쉬이 희생되곤 했습니다. 분데스리가에서 특유의 "소방수"로서 강한 인상은 그에게 축복이자 족쇄가 됐습니다. 지도자로서 일백 승 금자탑이 그에게는 그래서 더 뜻깊습니다. 이 숫자를 계속 늘려가려면, 헤르타 BSC와 오랜 동행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아우크스부르크의 안개 속에서 건져낸 승리를 확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황금 같은 이 주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