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6. 14:00ㆍInternational
2023-24 시즌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 결승 경기가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성공리 끝났습니다. 준결승 대진에서 첼시 FC에 1·2차전 합산, 2 대 1로 승리한 FC 바르셀로나가 파리 상제르망 FC를 제압(1·2차전 합산, 5 대 3)하고 올라온 올랭피크 리요네와 만났으니, 역대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에서 두 팀의 다섯째 경기이자, 결승에서만 어느덧, '오 년 새 세 번째' 격돌이었습니다.
이전까지 네 번의 대결에 모두 눈물을 삼킨 FC 바르셀로나로서는 부담을 느낄 법도 했습니다. 특히, 올랭피크 리요네를 처음 상대한 2017-18 시즌 대회 준준결승에는 1차전에 1 대 2, 2차전에 0 대 1, 내내 한 골 차로 패했지만, 오 년 전의 결승전에는 1 대 4, 재작년 결승전에는 1 대 3으로, 점수만 보면, 훨씬 쉽게 무릎을 꿇은 터라, 더욱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조나탄 히랄데스, FC 바르셀로나 감독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이번에는 우리가 더 좋은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최근 몇 년간, 국가대표팀과 같이 성장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주포" 아시사트 오쇼알라(현 베이 FC 소속 공격수)를 비롯해, 마리오나 칼덴테이와 리커 마르턴스(현 파리 상제르망 FC 소속 공격수) 등이 일제히 오래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서 싸워야 했던 이 년 전(이해, 오쇼알라는 왼쪽, 칼덴테이와 마르턴스는 오른쪽 허벅지 뒤 근육 문제로 정상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토리노에서와는 달리, 이번에는 최고 전력으로 맞부딪힐 수 있다는 점이 히랄데스 감독에게 자신감을 더해 주었습니다. 올해는 수준 높은 수비수, 마리아 "마피" 레온이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긴 시간, 전열을 이탈했지만, 이레네 파레데스와 잉리 엥엔이 그 공백을 잘 채워 왔습니다.
그렇게, "끊임없이 승리한 기억"을 되살리려는 팀과 와신상담, "숙적을 꺾고 유럽 최고의 팀으로 당당히 서려는" 팀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 속, 시작된 결승전. 득점 없이 마무리된 전반전과 승부가 길어질 듯했던 중반 분위기를 넘어, 그 흐름을 깬 아이타나 본마티의 선제 결승 골과 후반 추가 시간, "조커" 알렉시아 푸테야스의 쐐기 골을 엮어, FC 바르셀로나가 "마침내" 올랭피크 리요네를 2 대 0으로 물리치고, 통산 세 번째(무려, 사 년 새 세 번째)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은 연패 달성이자, 리가 F, 코파 데 라 레이나,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까지 엮은, 클럽 역사상 첫 "대륙 쿼드러플(4관왕)" 달성.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여름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한 조나탄 히랄데스 감독(내셔널 위민즈 사커 리그의 워싱턴 스피릿 감독직으로 옮깁니다)과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마무리(리가 F 두 경기가 남았지만)를 알렸습니다.
https://youtu.be/ERRbovFJNA4?si=C5mDCFkGGxOPd_VI
조나탄 히랄데스 감독은 일 주 전, 레알 소시에다드 데 푸트볼과 코파 데 라 레이나 결승전(8 대 0으로 대승했습니다)에 작성한 선발 명단에서 셋을 바꿨습니다. 산드라 파뇨스 대신, 카타 콜에게 골키퍼 장갑을 맡겼고, 오나 바트예를 뺀 수비선 맨 왼편에는 프리돌리나 롤푀를 세웠으며, 클라우디나 피나가 아닌, 키어러 월시에게 중원 한 자리를 담당하게 했습니다. 골대 앞에서 이번 시즌, 파뇨스와 콜, 두 선수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경기 시간을 양분하는데, 히랄데스 감독은 "큰 경기"에 어린 콜에게 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으니, 바르셀로나에서 아홉 시즌을 보낸 뒤, 여름에 클럽을 떠나는 파뇨스의 시간이 지난주에 마련됐다면, 이번에는 콜의 차례였습니다. 클럽 특유의 433 대형을 바탕으로, 루시 브론즈와 이레네 파레데스, 잉리 엥엔이 롤푀 옆으로 늘어섰고, 아이타나 본마티, 파트리시아 히하로가 월시와 허리를 맡았습니다. 공격진은 카룰리너 그레이엄 한슨, 살마 파라유엘로, 마리오나 칼덴테이가 구성했습니다. '돌아온' 마피 레온은 교체 대기석에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한편, 올여름에 첼시 FC로 옮길 가능성이 큰 소니아 봉파스토르, 올랭피크 리요네 감독도 상대와 같은 전형을 빌렸습니다. 독일계 칠레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한 크라스티아네 엔트러가 골문을 지킨 프랑스 최고의 팀은 엘리 카펜터와 바네사 질, 웬디 르나르, 셀마 바샤가 최종 방어선을 구축했습니다. 이어, 린지 호런과 다마리스 에구롤라, 다니엘러 판더동크가 척추를 이루었으며, 카디디아투 디아니와 멜시 뒤모르네, 델핀 카스카리노가 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FC 바르셀로나와 달리, 올랭피크 리요네에는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서 잔디를 못 밟은 핵심 선수가 몇 있었습니다. 오른쪽 무릎에 문제가 생긴 외제니 르소메르와 발목을 수술받은 자라 데브리츠 등이 일찍이 이탈한 가운데, 허벅지 통증으로 한 달가량 쉰 그리주 음보크 바티, 지난 3월, FC 플뢰리 91와 경기에 상대 골키퍼와 충돌, 다친 뒤로 두 달 동안, 어려운 시간을 보낸 아다 헤게르베르그 등이 이날, 교체 명단에서 주심의 첫 번째 호각 소리를 들었습니다. 음보크와 헤게르베르그 모두, 오로지 이 경기를 목표로 재활했는데, 육상 선수 출신인 살마 파라유엘로를 상대로 발 느린 음보크가 서기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았고, 헤게르베르그도 끝내, 봉파스트로 감독에게 확신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고향에서 열린 '최고 경기'에 선발 출전한 에구롤라도 실은 일 주 전, 파리 상제르망 FC와 샹피오나 드 프랑스 페미낭 드 풋볼 결승 경기에 머리에 일부, 충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소니아 봉파스토르 감독은 이 경기에 명확한 계획을 세워 나왔습니다. 이 계절, FC 바르셀로나가 유일하게 패한 경기(0 대 1로 패배), 지난달 20일,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일 회전에 첼시 FC의 성공을 견인한 전략을 벤치마킹해, 조나탄 히랄데스 감독의 팀과 공 점유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대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두 줄로 된, 단단한 수비 대형을 꾸리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올랭피크 리요네가 자국 대회, 샹피오나 드 프랑스 페미낭 드 풋볼에서 평균 공 점유율(63.8%)과 중원 지역에서 공을 만지는 횟수(326.7회) 등이 모두, 파리 상제르망 FC에 이은 둘째를 달린 만큼, 소위 "가드를 올리고 하루 중 대부분 시간을 보내기"가 다소 어색하기도 했지만, 바로 그 파리 상제르망 FC를 상대하며, 이전에 그러한 운영을 아예 안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시계를 한 달 전으로 돌려, 에스타디 올림픽 유이스 콤파니스에서 에마 헤이스, 첼시 FC 감독은 그들에게 낯선 352 대형을 꺼냈습니다. 경기장 전역에서 대인 방어에 기초하여,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공을 주고받을 길목을 차단하는 데 집중했고, 상대편 뒤쪽에서 이레네 파레데스와 잉리 엥엔, 키어러 월시, 파스티리시아 히하로 등이 서로 짧은 연결로 원정 온 팀의 압박 일 선을 끌어내려 할 때, 그에 거의 관심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상대가 아무리 오래 공을 만지고, 아무리 부지런히 공을 돌려도, 실질적으로 가치 있는 공간을 점유해 들어오지는 못하게끔 잘 막았습니다. 적어도 전반 45분 동안은 이러한 흐름이 이어졌고, 그로부터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 경기 분석 내용을 머릿속에 넣은 소니아 봉파스토르 감독은 지난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자기에게 지도받는 선수들이 공 소유권을 잃었을 때, 451 대형을 만들고, 특히, 경기장 가운데 촘촘히 서게 했습니다. 일단, 두 줄로 늘어서서 상대에게 최대한 공간을 주지 않고 막다가, 상대 실수가 발생하면, 단순하게라도 빠르게 앞으로 공을 보내, 역습으로 승부를 볼 작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첼시 FC의 352 대형과 비교해, 올랭피크 리요네의 451 대형은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잘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첫째로, FC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느냐에서 차이가 났습니다. 수년간, 조나탄 히랄데스 감독의 팀에서 핵심 공격수로 활약해 온 카룰리너 그레이엄 한슨은 이번 시즌, 리가 F 23경기에서 19골과 18개 도움을 기록(모두 대회 선두)하는 등, 폭발적인 한 해를 만들고 있습니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을 제외하고, 열린 상황에 동료의 슈팅을 도운 횟수도 90분당 3.94회, 대회 1위입니다. 측면, 넓은 공간에서 공을 잡고 강하게 감아올리거나, 안쪽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 직접 골문을 노리고, 더 좋은 위치의 동료를 찾을 줄 압니다. 살마 파라유엘로와 마리오나 칼덴테이도 대단히 위협적인 공격수이지만, 스페인 최강팀을 상대로는 누구든, 일단, 그레이엄 한슨을 "잠잠하게"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 에마 헤이스, 첼시 FC 감독은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 좌측면 수비수인 니브 찰스를 세 명의 최종 수비선 맨 왼편, 곧, 평소보다 가운데로 당기고, 대인 방어, 개인 돌파 봉쇄에 강점이 있는 애슐리 로런스를 투입했습니다. 로런스가 일차로 그레이엄 한슨을 괴롭히고, 그가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가운데서 숫자의 여유를 유지하며) 찰스가 바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선택은 주효했습니다. 그날, 그레이엄 한슨은 34번(해당 경기 전까지 대회 90분당 평균 66.85회)밖에 공을 만지지 못했고, 개인 기술을 통한 돌파도 한 번만 시도(해당 경기 전까지 대회 90분당 평균 5.79회 시도; 성공률 47.4%), 그리고 그마저도 무위에 그쳤습니다. 그레이엄 한슨이 부진하니, 오나 바트예의 공격에서 존재감도 빛을 발하기 어려웠습니다.
그와 달리, 측면보다 중앙에서 공간을 차단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기로 한 결승전, 소니아 봉파스토르 감독의 판단은 패착이 됐습니다. 카룰리너 그레이엄 한슨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첼시 FC와 이전 경기보다 넓었고, 이로부터 노르웨이 국가대표 선수는 흥을 냈습니다. 그레이엄 한슨은 이 경기, 55번, 공을 만졌고, 아홉 번, 일대일 돌파를 시도하여, 여섯 번, 올랭피크 리요네의 수비수를 제쳤습니다. FC 바르셀로나는 그의 활약을 앞세워, 두 줄로 섰지만, 사이사이 공간을 막는다고 한 덩어리처럼 움직이는 상대 수비를 오른쪽으로 자주 끌어온 뒤, 한 번에 반대편으로 전환하여, 마무리를 노리곤 했습니다. 마리오나 칼덴테이가 세로선으로 경기장을 다섯 등분했을 때 왼쪽 둘째 들어오는 "절반 공간"을 점유할 때, 프리돌리나 롤푀가 뒤쪽에서부터 올라와, 직접 상대 페널티 구역을 타격할 시간과 공간적 여유가 충분했습니다.
둘째로, 조나탄 히랄데스 감독은 비슷한, 마땅한 계발이 없는 상대 전략에 연거푸 당할 위인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이미, 첼시 FC와 지난 준결승 1차전에도 중간 쉬는 시간을 지나서는 어느 정도 효과 있는 대응법을 내놓았던 그입니다. 이때 하랄데스 감독은 잉리 엥엔을 일찍 불러들이고, 알렉시아 푸테야스를 중원에 넣으며, 파트리시아 히하로를 뒤쪽, 이레네 파레데스 옆으로 내렸습니다. 뒤쪽에서부터 공 줄기를 풀어서 나오는 단계를 간소화하되, 상대가 전방에서 압박의 수위를 높이더라도 그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기 위한 복안이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오나 바트예를 루시 브론즈로 바꿈으로써, 오른쪽에서는 아이타나 본마티와 카룰리너 그레이엄 한슨을 위한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이번 시즌, 어린 바트예가 공격에서 영향력을 연일, 끌어올리고,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그보다는 경험 많은 브론즈가 공격적인 기술, 능력으로 더 유명합니다. 히랄데스 감독의 이 두 변화 이후, 첼시 FC는 에마 헤이스 감독이 계획해 온 대로 진행되던 전반전과 같은 모습을 다시 보이지 못했습니다. FC 바르셀로나가 결국, 이 경기에는 골을 넣지 못하고 패했지만, 이레 뒤, 스탬퍼드 브리지에 돌아온 이 회전에는 일 회전, 전반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설욕, 다시 결승 무대를 밟았습니다.
그리고 맞은 결승전, 조나탄 히랄데스 감독은 (첼시 FC와 준결승 2차전에 이어) 루시 브론즈를 선발 선수로 세웠습니다. 브론즈의 공격적인 능력으로 올랭피크 리요네 좌측 수비를 헷갈리게 하여, 카룰리너 그레이엄 한슨이 활약할 공간을 만들어 줄 심산이었습니다. 그 자리,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는 감독의 이러한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습니다. 동료인 파트리시아 히하로에 이어, 이 경기, 두 번째로 많은 85번, 공을 만진 브론즈는 팀이 공 소유권을 가질 때마다 높은 지역으로 올라가, 셀마 바샤를 유혹했습니다. 잉리 엥엔과 함께, 경기 최다에 해당하는 열 번, 공격 지역 삼분의 일 지점으로 공을 보내며, 총 28번의 경합 중 19번을 이겼습니다. 특히, 바샤를 도와서 그를 잡겠다고 내려온 델핀 카스카리노와 제일 많이, 여덟 번 부딪혀, 그중 다섯 번을 이겼습니다. 그의 선발과 공격 시 적극적인 활용이 첼시 FC에 당한 쓰라린 패배 이후, 두 줄로 된 상대 수비를 파훼할 히랄데스 감독의 비책이었습니다. 여담으로, 이날, FC 바르셀로나가 올랭피크 리요네를 잡음으로써, 브론즈는 개인 통산 다섯째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 결승 경기까지 모두 승리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끝으로, 수비가 성공을 거둔 뒤, 공격으로 전환하는 고리가 약했습니다. 결승전, 올랭피크 리요네의 최전방에는 멜시 뒤모르네가 나왔습니다. 약관의 아이티 국가대표 공격수는 빠른 발(대회 최고 시속 32.71㎞ =2위에 해당)을 앞세워서 상대 수비선을 무력화하는 움직임으로 정평이 났지만, 그가 대신한 아다 헤게르베르그(176㎝)와 달리, 160㎝ 단신이라, 공중에서 경합에 잘 이기지 못하고, 덩치가 큰 수비수와 싸움에도 비교적 약합니다. 소니아 봉파스토르 감독은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두 줄로 수비에 임하다가 공 소유권을 되찾으면, 빠르게 전방으로 공을 보내도록 했는데, 뒤모르네가 공격 선봉에 서다 보니, 길게 찬 공의 출구로 그를 자주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공을 높이 띄워서는 공격권을 유지할 확률이 낮았고, 그의 발밑에 공을 붙여주려고 하면, 선수의 위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경기장 낮은 지역까지 뒤모르네가 내려와 주어야 했습니다. 이에, 그 대안 삼아, 측면의 카디디아투 디아니와 델핀 카스카리노에게 일차 전환 패스가 자주 향했으나, 예측하기 쉬운 전개에 의존했으므로, 어느 정도 대비가 된 FC 바르셀로나의 측면 수비를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준결승 첫 경기, 첼시 FC도 소위 "선 굵은 축구"를 했지만, 에마 헤이스 감독의 최전방에는 달릴 줄 알고, 물리 힘으로 싸워서 공을 지킬 줄도 아는 마이라 라미레스가 있었다는 점이 다릅니다.
제아무리 "가드를 올린" 팀이라고 해도, 공 소유권을 찾으면, 그를 일정 수준 연장하여, 숨을 돌리고, 준비해 온 공격 전술을 시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가 생각처럼 잘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결승전, 소니아 봉파스토르 감독의 올랭피크 리요네에는 접근법 변화, '두 번째 계획'이 필요함이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때"를 기다리다가 적절한 시기를 놓쳐 버린 감독은 아이타나 본마티의 선제골이 터지고도 제법 시간이 흐른 뒤에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네사 질과 다니엘러 판더동크를 불러들인 그는 비키 베쇼와 아다 헤게르베르그를 투입하고, 만회를 위한 고삐를 당겼습니다. 팀은 이전보다 공격에 더 집중했고, 압박의 강도도 거세졌습니다. 효과가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결국, 한순간, 균형이 무너져 버린 팀은 알렉시아 푸테야스에게 한 골 더 "얻어맞고", "KO" 당했습니다.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변화의 시기가 조금 빨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사실, FC 바르셀로나가 압도하는 흐름에도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전반전에는 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조나탄 히랄데스 감독은 중간 쉬는 시간 이후, 선수들이 중앙선 위로 훨씬 적극적으로 움직이도록 주문했습니다. 공격권을 지배하는 기본 원칙은 그대로 끌고 가되, 공격 지역 삼분의 일 지점에서 훨씬 더 많은 삼각형을 만들어, 매 순간, 경우의 수를 늘리고, 그중 최선을 찾아서 집행하는, 그들 철학에 '조금 더' 어울리는 축구를 하기 위한 포석이었습니다. 이로부터 빛난 선수를 한 명 꼽는다면, 단연, 아이타나 본마티입니다. "큰 경기" 후반, 히랄데스 감독이 세밀한 부분에 변화를 주자, "큰 선수", 카탈루냐 출신 미드필더의 발끝이 번쩍이기 시작했습니다. 곳곳으로 침투하는 동료들을 찾아, 날카롭게 공을 찔렀고, 그 자신도 (동료들의 움직임과 그를 쫓아가는 올랭피크 리요네 수비수들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공간을 찾아, 영리하게 활용했습니다. 승패를 가른 본마티의 골도 히랄데스 감독이 의도한 그림으로 연출됐습니다. 프리돌리나 롤푀가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아, 엘리 카펜터를 옆줄 가까이 끌고 나오며, 올랭피크 리요네 최종 수비선 오른쪽 끝(카펜터)과 그 안쪽(바네사 질) 사이에 틈을 만들었습니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본마티가 이를 못 보고 지나칠 리 없었으니, 파트리시아 히하로에게 가볍게 공을 넘긴 그는 다마리스 에구롤라의 등 뒤로 돌아서 맹렬히 그 틈을 향해 달렸고, 마리오나 칼덴테이가 제때 연결해 준 공을 잡아(카펜터는 델핀 카스카리노에게 롤푀를 맡기고 칼덴테이에게 도전, 수비선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또 하나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왼발로 상대 골문을 열었습니다. 페널티 구역 안에서 질이 본마티의 시선과 골대가 이루는 각을 줄이며, 교과서적인 수비 행동에 나섰지만, 이윽고 본마티의 슈팅이 질의 발에 굴절돼 들어가며,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지난해 발롱 도르 페미낭 수상에 빛나는 본마티는 이 경기, 또 한 번 그 위엄을 보여 주며 주인공으로 등극했고, 대회 최우수 선수상 석권과 함께, "최고상" 이 년 연속 수상 가능성에도 녹색불을 밝혔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가 남았지만, 현시점, 본마티에 대항할 만한 후보는 팀 동료인 카룰리너 그레이엄 한슨 정도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격차가 꽤 크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노르웨이 대표팀은 올림픽 진출권을 손에 넣지 못했다는 점을 기억하면, 본마티가 더욱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가 FC 바르셀로나에서 좋은 기운, 여세를 몰아,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울지 주목됩니다.
한편, 올랭피크 리요네의 공수 균형이 다소 무너진 뒤이기는 했지만, 사실상, FC 바르셀로나의 두 번째 골도 조나탄 히랄데스 감독이 후반전에 돌입하며 세밀하게 수정한 전술의 결과물이었습니다. 히랄데스 감독은 후반 40분 무렵에 살마 파라유엘로 대신, 에스메이 브루흐츠가 잔디를 밟게 하고, 그에게 비교적 수직적인 움직임을 주문했습니다. 그리하여, 후반 추가 시간 오 분경, 알렉시아 푸테야스의 왼발이 한 번 더 크리스티아네 엔트러 골키퍼 뒤의 그물을 흔들 때, 페널티 구역 깊숙이 침투한 브루흐츠가 웬디 르나르 등, 올랭피크 리요네 최종 수비수들을 달고 움직여 준 덕에, 푸테야스는 순간 자유로이 클라우디아 피나의 컷백을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뒤쪽에서 아멜 마지리의 마지막 도전이 있었지만, 그는 몇 발짝 늦었습니다.
조나탄 히랄데스 감독과 FC 바르셀로나의 계약은 내달 말일까지 이어집니다. 이후, 그가 워싱턴으로 무대를 옮기기까지, 팀은 리가 F 두 경기를 더 치러야 합니다. 하위권에 처진 레알 베티스 발롬피에, 발렌시아 CF와 일전이 연달아 남은 가운데, 많은 이의 예상대로 우승팀이 두 경기에 모두 이기면, 그때, 히랄데스 감독과 진정한 의미의 "웃으며 작별"을 맞을 테지만, 사실상, 그의 임기 중 유일하게 넘지 못하고 있던 올랭피크 리요네라는 "벽"마저 어젯밤에 깨뜨림으로써, 사령탑에 앉은 지 꼭 삼 년 만에, 히랄데스는 "전설"이 됐습니다. 잘 조직된 팀을 이끌고, 소니아 봉파스토르 감독과 지략 싸움 끝에 얻어낸 성취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내셔널 위민즈 사커 리그는 규모를 키우고, 꾸준히 시장을 확장하는 중입니다. FC 바르셀로나와 숱한 기록을 남긴 히랄데스 감독이 그 전설을 '새로운 이야기'와 이어가기 안성맞춤입니다. 새로운 땅, 새 둥지에서 그의 지도로 또 어떤 열매가 맺힐지 기대가 큽니다.
마침내, 경기 종료를 알리는 호각 소리가 울리고, 승자와 패자의 얼굴이 뒤바꿈으로 인해, 최근 몇 년 새 떠오른 FC 바르셀로나와 올랭피크 리요네의 국제적인, 유럽에서 여자축구 최정상의 경쟁의식에 더욱 불이 붙습니다. 역대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에서 들어 올린 트로피 숫자를 기준으로 정렬하면, 이제, 두 클럽 사이에는 2000년대 초반에 특히 위세를 떨친 독일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딱 한 클럽만 남았습니다. 2010년대 후반을 지배한 올랭피크 리요네가 여덟 번의 "영광"의 기억으로, 아직, 최정상을 지키지만, 삼 년 전, 예테보리에서 처음으로 시상대 꼭대기를 정복한 FC 바르셀로나가 벌써 세 번째 우승과 함께, 2020년대를 그들의 역사로 빼곡히 채우고자 합니다. 이 두 팀의 '앞으로도 이어질' 대전에서 조나탄 히랄데스와 (아마도) 소니아 봉파스토르라는 두 지휘자는 퇴장하지만, 그 뒤를 잇는 주자들의 활약에 따라, 판세에 언제든 지각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포츠 역사에는 언제나 이러한 거대한 경쟁의식이 숨을 불어넣었습니다. FC 바르셀로나와 올랭피크 리요네의 이 싸움은 얼마나 이어질지, 여자축구의 인기에는 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곳에 진짜 중요한 물음표를 붙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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